트럼프 '가자지구 평화안' 거부한 네타냐후

  • BBC "총선 앞둔 네타냐후, 양보하지 않을 것"

베냐민 네타냐후 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왼쪽)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오는 10월 말 총선을 통해 임기 연장을 노리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15개항의 가자지구 평화안을 거부했다고 CNN 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설립한 평화위원회를 통해 가자지구의 지속적인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15개항의 평화 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평화안은 하마스가 단계적으로 가자지구에 새롭게 생기는 팔레스타인 정부에 무기를 넘겨주면,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휴전 이후 점령 중인 가자지구 지역에서 절반 이상 철군하는 내용이다. 하마스도 이에 동의했으며, 당초 미국의 계획은 14일 이내인(이달 13일 또는 연장 기한에) 하마스 비무장 로드맵을 세우는 것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미국 주도의 가자지구 평화안을 거부하면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군 전에 현지 무장정파 하마스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15개항 문서를 거부한다는 점을 정확하게 짚고 싶다"면서 "우리는 미국인들과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고, 그들의 아이디어 중 일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내가 총리로 있는 한 팔레스타인 국가는 가자나 서안지구 어디에도 설립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 주도의 가자지구 평화안을 거부한 배경으로는 10월 총선이 꼽힌다. CNN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끌고 있는 우파 연합이 여론조사에서 야당에 밀리고 있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평화 압력과 내부 강경파 장관들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BBC도 "이스라엘 총선이 몇 달 뒤 있는데다 우파 연립 내각에서 가자지구 이슈에 강경 노선을 취하는 멤버들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어,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 이슈에) 양보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이 나온 직후 강경파 정치인들은 환영했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 장관은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 1㎜도 후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마스 측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 가자지구 평화안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셈 나임 하마스 정치국 위원은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중재국과 미국 보증인들이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이 설정한 평화) 로드맵을 준수하고 내부 정치·선거적인 이유로 (평화) 과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압력을 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에 대해서도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두고 이란과 오만이 협상을 벌이는 가운데, 전쟁을 끝내고 해협을 재개방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역시 다른 방향이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내각 회의에서 "(미국과 이란의) 협약이 있건 없건 간에, 내가 총리로 있는 한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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