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업계 퀵커머스 전쟁] 물류·점포망 촘촘하게…퀵커머스 인프라 경쟁 치열

  • 배민B마트, 전국 물류센터 기반…쿠팡이츠, 직매입 재개

  • 생필품 등 반복구매 유도…유통마진·생태계 확대 본격화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배달업계 퀵커머스 경쟁의 무게중심이 '30분 배송 속도'에서 물류·점포망을 누가 더 낮은 비용으로, 더 촘촘하게 확보하느냐로 이동할 전망이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각각 물류센터형과 점포 연계형이라는 상반된 방식으로 퀵커머스 인프라 경쟁에 나서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은 자체 물류망을 축으로 삼는다. 배민B마트는 전국 80여 개 도심형 물류센터(PPC)를 기반으로 신선식품·가공식품·생활용품을 30분~1시간 내에 배송한다. 올 상반기에는 광주광역시 서구·광산구와 전남 목포시, 경북 경산시, 경기 양주시에 PPC를 잇달아 신설하며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 도시로까지 권역을 넓혔다.

여기에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와 편의점을 플랫폼에 입점시켜 자체 물류망의 속도와 기존 유통망의 상품 다양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B마트의 올해 1분기 주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했다. 누적 주문 고객 수는 800만명에 이르고, 월 3회 이상 B마트를 통해 장을 보는 고객도 전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쿠팡이 운영하는 쿠팡이츠는 직매입형 서비스 '이츠마트'가 임대료·재고관리 부담으로 서비스 범위를 축소하다 지난해 8월 종료되자 동네 상점을 비롯해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 등을 앱에 입점시키는 '장보기·쇼핑' 서비스로 방향을 틀었다. 기존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춘 것이다.

다만 쿠팡이츠는 최근 직매입형 모델로도 다시 눈을 돌렸다. 지난 5월 '쿠팡나우' 상표권을 출원하고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품을 직접 매입해 도심물류센터(MFC)에 보관한 뒤 라이더가 배송하는 방식이다.

배달 플랫폼들이 퀵커머스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소비자의 반복 구매를 유도해 이용 빈도를 높이려는 전략도 자리한다. 음식 배달이 한 끼 단위 소비에 그치는 반면 장보기·생활용품은 재구매 주기가 짧아 플랫폼 이용 빈도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삼정KPMG도 최근 보고서에서 배달업계가 퀵커머스 사업을 통해 식료품·생필품을 넘어 생활밀착형 상품으로 취급 범위를 넓히고, 유통 매장과 제휴를 확대하는 배경으로 '록인(잠김) 효과'를 지목했다. 록인 효과란 소비자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익숙해져 다른 경쟁 제품이나 서비스로 갈아타지 못하고 계속 머무르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삼정KPMG "퀵커머스는 이용자의 앱 체류 시간과 구매 빈도를 높이고 자사 생태계로 록인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배달업계의 직매입 재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입점형은 매장별 재고와 상품 구성이 달라 서비스의 표준화가 어렵다"며 "직매입을 병행하면 수요가 많은 상품을 미리 확보해 배송 속도와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쿠팡이츠의 직매입 시도는 입점업체와의 수수료 갈등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며 "직매입은 마진을 배달앱에서 직접 정하면 되기 때문에 수수료 갈등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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