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부터 은행에 넣어둔 돈이 CBDC로 자동 전환된다.” “청년미래적금에 가입하면 CBDC 전환에도 동의하게 된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런 주장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급여·생활비 통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오픈뱅킹과 간편결제의 계좌 연결을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에 맡겨둔 돈이 9월부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로 일괄 전환되는 일은 없다. 청년미래적금 등 금융상품 가입 과정의 약관이나 개인정보 제공 동의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CBDC 실증사업에 참여하는 구조도 아니다.
CBDC를 둘러싼 불안은 한국은행이 실거래 테스트를 시작한 이후 계속되고 있다. 1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프로젝트 한강 1차 실거래 테스트가 시작된 이후 올해 8월까지 CBDC 도입에 반대하는 청원은 모두 8건 올라왔다. 이들 청원의 동의 건수를 단순 합산하면 약 42만건에 달한다. 프로젝트 한강 2단계가 예고된 지난 7∼8월에도 개인정보 노출 가능성과 국민 의견 수렴 부족 등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랐다.
2단계에서는 실험 범위가 넓어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부산·경남·iM뱅크 등 9개 은행이 참여해 결제뿐 아니라 개인 간 송금과 자동 입출금 전환 등을 시험한다.
오해를 키운 표현 가운데 하나가 ‘자동 입출금 전환’이다. 은행이 고객 계좌의 돈을 임의로 토큰화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제 기능은 다르다. 실증사업에 참여한 고객이 예금토큰으로 결제하거나 송금할 때 토큰 지갑의 잔액이 부족하면, 미리 연결해 둔 예금계좌에서 거래에 필요한 금액만 가져와 예금토큰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월급통장이나 예·적금 계좌의 잔액 전체가 자동으로 토큰화되는 기능이 아니다. 소비자가 사용하는 것도 한은이 일반 국민에게 직접 발행한 CBDC가 아니라, 은행 예금을 바탕으로 해당 은행이 발행한 예금토큰이다. 통장에 들어 있는 원화가 어느 날 CBDC로 바뀐다는 주장과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
청년미래적금 관련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정책금융상품 가입과 프로젝트 한강 참여는 별개의 절차다. 청년미래적금에 가입하거나 정부 지원을 받는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계좌의 예금이 CBDC나 예금토큰으로 전환되지 않는다. 금융상품 가입 과정에서 받는 개인정보·금융정보 제공 동의와 디지털화폐 실증사업 참여 동의도 서로 다르다.
기존 금융서비스에도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하지 않은 고객은 월급통장과 생활비 통장, 예·적금, 대출계좌를 지금처럼 이용하면 된다. 월급이 CBDC로 들어오거나 통장 잔액의 표시 방식이 바뀌는 일도 없다.
오픈뱅킹이나 마이데이터,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에 계좌를 연결했다는 이유만으로 프로젝트 한강에 참여하게 되는 것도 아니다. 기존 계좌연결 서비스와 예금토큰 실증사업은 별개의 서비스다.
은행권은 예금토큰이 향후 실제 금융서비스로 자리 잡으면 계좌이체·카드·간편결제 중심의 지급결제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한강 2단계는 CBDC 정식 도입이 아니라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은행이 발행하는 예금토큰의 결제·송금 기능을 검증하는 실증사업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당장 해야 할 일은 없다. CBDC에 대한 우려 때문에 통장을 옮기거나 청년미래적금 가입을 포기하고, 오픈뱅킹이나 간편결제의 계좌 연결을 끊을 이유도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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