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국감] 고르게 퍼지지 않는 성장 온기…정부 양극화 대응 도마에

  • 내달 6일 재경부·8일 기획처 국감…수출 호조 속 청년·취약업종 부진

  • 민생지원 효과·지속성 검증…재정사업 성과·구조조정 적정성도 쟁점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 신현송 총재와 면담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을 방문, 신현송 총재와 면담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

반도체 수출 호조와 투자 회복에도 청년 고용과 취약계층의 살림살이 개선이 더디면서 내달 초 열릴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국정감사에서 성장 성과의 불균형과 정부 대응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거시지표 개선이 내수·고용·가계소득으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민생지원과 재정사업이 격차를 줄이는 데 실질적인 역할을 했는지가 검증 대상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내달 6일 재경부, 8일 기획처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경부에는 업종·계층·지역별 회복 속도의 차이를 좁힐 경제정책을, 기획처에는 이를 뒷받침할 재정 배분과 사업 성과를 묻는 질의가 예상된다.

정부도 성장지표와 민생 사이의 온도차를 인정하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28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의 면담에서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동전쟁 영향으로 물가와 고용 등 민생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취약 부문의 회복 속도도 더딘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런 불균형은 고용지표에서도 드러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 8월 취업자는 2915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었다. 15~64세 고용률도 70.4%로 0.5%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청년층인 15~29세 고용률은 44.1%로 1.0%포인트 하락했고, 청년 실업률은 5.4%로 0.5%포인트 높아졌다.

업종별 차이도 뚜렷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18만6000명 증가한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6만1000명, 제조업은 3만8000명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증가만으로 청년과 주요 민간 업종의 고용 여건까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재경부 국감에서는 수출 주력업종의 실적 개선이 국내 고용과 가계의 구매력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취약 부문의 부진이 경기 회복 과정의 시차인지, 산업·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로 진단하고 있는지에 따라 정책 처방이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계소득에서는 정부 지원의 효과와 한계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 올해 2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8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 증가했다.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소득 증가율 3.8%를 웃돌면서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4.97배로 0.48배포인트 낮아졌다.

데이터처는 이를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에 따른 저소득층 이전소득 증가 등을 분배지표 개선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다만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은 월평균 109만4000원으로 소비지출 137만2000원에 못 미쳤다. 소득분배 지표 개선에도 저소득층은 평균적으로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상태였다.

이에 국감에서 지원금이 당장의 소득을 보완한 효과와 지원 종료 이후 소비·소득 개선의 지속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소비지원책이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데 그쳤는지, 추가 소비를 유발해 자영업자의 매출과 고용으로 연결됐는지도 따져볼 대목이다.

물가 대응 역시 계층별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하는 사안이다. 식료품과 주거비 등 필수지출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에 정책 혜택이 얼마나 돌아갔는지, 가격 안정이 정부 대책과 국제가격 변화 중 어느 요인에서 비롯됐는지가 정책 효과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처 국감에서는 재정 투입의 우선순위와 성과관리 체계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청년·지역·취약계층 지원사업의 성과를 예산 집행률이나 참여 인원에 그치지 않고 취업 유지, 소득 개선, 지역 정착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올해 부처별 자체평가 중심의 재정사업 평가를 관계부처 합동·외부 전문가 중심의 통합 성과평가로 개편했다.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고 결과를 예산 편성에 연계하겠다는 목적이다. 이번 국감에서는 제도 개편이 실제 사업 개선과 예산 조정으로 이어졌는지가 검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출구조조정도 총액보다 구체적인 조정 내용에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성과가 낮은 사업의 예산을 유지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다른 평가로 대체된 사업은 어떻게 관리하는지 등이 예상 쟁점이다.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하면서 취약계층에 필요한 지원까지 줄어들지는 않았는지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재경부와 기획처 분리 이후 경제정책과 예산 배분의 연계도 관전 포인트다. 재경부가 제시한 양극화 대응 방향이 기획처의 사업 평가와 재원 배분에 반영됐는지, 두 기관이 공동 목표와 성과지표를 마련해 정책 효과를 관리하고 있는지가 이번 국감의 주요 질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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