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물가 못 따라간 월급…근로자 실질임금 4개월 연속 감소

지난 14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4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가 상승세가 임금 증가율을 웃돌면서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명목임금 증가세도 함께 둔화하면서 월급의 실질 구매력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2026년 8월 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360만4000원으로 전년 동월(361만5000원)보다 0.3%(1만2000원) 감소했다.

실질임금은 명목임금을 소비자물가지수로 나눠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수치다. 임금이 늘더라도 물가가 더 빠르게 오르면 근로자가 실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은 줄어든다.

월별 실질임금은 지난 3월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한 뒤 4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4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실질임금이 4개월 이상 연속 감소한 것은 2023년 4~8월 5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처음이다.

명목임금이 올랐지만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7월 근로자 1인당 명목임금은 세금 공제 전 기준 431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5%(10만4000원) 증가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8%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까지 높아졌다가 7월 2.8%로 둔화했다. 그러나 명목임금 증가율도 6월 3.1%에서 7월 2.5%로 낮아지면서 실질임금은 플러스로 돌아서지 못했다. 중동전쟁 이후 이어진 고유가 등이은 물가 부담을 키우는 배경이다. 

종사상 지위별 임금 격차도 나타났다. 7월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은 463만3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4% 증가했다. 정액급여가 374만4000원으로 2.5%, 초과급여는 26만9000원으로 8.7%, 특별급여는 62만원으로 6.7% 각각 늘었다.

반면 임시·일용근로자의 임금은 173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2.6% 감소했다. 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구매력 저하에 명목임금 감소까지 겹친 셈이다.

사업체 규모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300인 미만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임금은 384만6000원으로 1.7% 증가해 같은 달 물가 상승률을 밑돌았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649만원으로 3.3% 늘었다.

근로시간은 감소했다. 7월 근로자 1인당 근로시간은 161.9시간으로 전년 동월보다 7시간(4.1%) 줄었다. 월력상 근로일수가 지난해 7월 23일에서 올해 22일로 하루 감소한 영향이다.

고용 증가세는 임시·일용근로자가 주도했다. 지난 8월 말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는 2069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3만3000명(1.1%) 증가했다. 상용근로자는 9만2000명(0.5%) 늘어난 반면 임시·일용근로자는 14만1000명(7.4%)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종사자가 12만2000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과 금융 및 보험업도 각각 2만8000명 증가했다. 제조업 종사자는 1만7000명 늘어 지난 5월 이후 증가폭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 종사자는 3만명 줄었고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7000명 감소했다. 건설업 종사자는 전년 동월보다 1000명 줄며 전월의 증가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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