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란봉투법 1호 소송' 한화오션 집행정지 신청 기각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중앙노동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중앙노동위원회.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법원이 이른바 '노란봉투법 1호 소송'에서 한화오션의 노동위원회 시정결정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하청 노동조합과 교섭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요구를 모두 수용하거나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무까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하청업체 웰리브 소속 노동조합 지회를 교섭요구 노동조합 공고에 포함하도록 한 시정결정의 효력이 유지된다.

2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13부는 지난 1일 한화오션이 중노위 위원장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시정결정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사건은 전국금속노동조합이 지난 3월 10일 한화오션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금속노조는 조리·급식 등을 맡은 도급업체 웰리브 소속 근로자들이 가입한 웰리브지회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에 포함했지만 한화오션은 해당 지회를 제외하고 확정공고를 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4월 이를 시정하도록 결정했다. 중노위도 6월 웰리브지회가 교섭 의제로 제시한 조리실·세탁실·통근버스 등 노후 시설과 설비 개선에 대해 한화오션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의제에 대한 사용자 지위가 인정되는 만큼 웰리브지회를 포함해 확정공고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시정결정 취소를 구하는 본안 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어 사실상 교섭과 합의가 강제된다고 주장했다. 단체협약 체결로 근로조건이 바뀌면 본안에서 승소해도 원상회복이 어렵고, 교섭·노사관리 비용과 쟁의행위에 따른 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법원은 이러한 주장을 집행정지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화오션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나 시정결정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봤다.

핵심은 교섭의무와 합의의무를 구분한 데 있다. 법원은 사용자가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거나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무까지 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단체협약 체결과 근로조건 변경을 시정결정의 효력 유지로 발생하는 손해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본안 소송 중 단체협약이 체결된 뒤 한화오션의 사용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해당 범위를 구분해 협약을 해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이미 제공한 급부 역시 웰리브와의 도급계약 내용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섭 거부에 따른 형사처벌 우려에 대해서도 한화오션 주장대로 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의제가 없다면 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될 것이라고 봤다. 부당노동행위나 형사처벌 가능성은 시정결정의 효력 유지와 법률적으로 별다른 관련이 없어 집행정지로 예방할 수 있는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쟁의행위에 따른 손실 가능성도 기각 이유를 바꾸지 못했다. 법원은 시정결정의 효력을 정지하더라도 이미 내려진 경남지노위의 조정중지 결정에는 영향이 없고 노동조합은 향후 교섭 경과에 따라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섭·노사관리 비용 증가와 경제적 손실 역시 금전보상이 불가능하거나 사회통념상 감내하기 현저히 곤란한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번 결정은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 시정결정의 집행정지 여부를 법원이 처음 판단한 사례다. 다만 한화오션의 사용자 지위를 최종 확정한 것은 아니다. 해당 교섭 의제에 대한 사용자 지위와 시정결정의 적법성은 본안 소송에서 판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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