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李대통령 SNS 폭풍 소통, '직접성'보다 '신중함'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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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소셜미디어(SNS) 소통이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의 SNS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국가 지도자와 국민이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순기능이 있다. 정책의 취지를 신속하게 설명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개혁의 방향을 직접 알리는 데도 효과적이다. 최근 지지율 침체 국면에서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위기를 정면 돌파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일반 정치인의 발언과는 무게가 다르다는 점이다. 개인 SNS에 올린 글이라 해도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가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즉흥적이거나 정제되지 않은 표현 하나가 국내 정치적 논란을 넘어 외교·안보 문제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SNS의 속도와 직접성이 장점인 동시에 대통령에게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개천절 연휴 사흘 동안 20개에 가까운 ‘X(엑스)’ 게시글을 올리며 검찰개혁부터 부동산 문제까지 주요 현안을 직접 거론했다.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해 국정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정치적 논쟁의 한복판에 직접 뛰어드는 모습으로 비칠 소지도 다분하다. 활동량의 변화도 뚜렷하다. 8월 지지율 데드크로스 진입 전후로 37건까지 줄었던 월간 게시글은 최근 크게 늘었다. 최근 미국·멕시코 순방 기간과 그 직후 짧은 기간에 올린 글만으로도 8월 한 달간의 수치를 가볍게 넘어섰다.

내용 또한 이전보다 정치적 색채가 강해졌다. 중수청장 후보자 지명에 강경파가 반발하자 이 대통령은 지지층에서 통용되는 ‘좌(左)아하게’ 표현까지 사용하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모두의 대통령’을 표방한 국정 지도자가 특정 정치세력과 가까운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큰 정치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과거 정당 대표 때 쓰던 지지층의 언어와 국가 지도자인 대통령의 언어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야 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과거 SNS 소통의 부작용을 이미 경험했다는 점이다. 지난 4월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으로 이스라엘을 비판해 외교적 마찰을 빚었고, 우크라이나의 북한군 포로 송환 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 메시지를 냈다. 외교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직접 반박은 국민에게는 시원하게 들릴 수 있지만 외교 당국의 협상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크다.

물론 SNS를 통한 직접 소통 자체를 막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직접 소통’과 ‘즉흥적 소통’은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대통령의 메시지는 빠른 것보다 정확한 것이 우선이고, 선명한 것보다 신중한 것이 먼저다. 집권 2년 차에도 지지율이 70%대인 멕시코의 셰인바움 대통령은 평일 아침 기자회견을 주재하면서도 세부 정책 사안은 각료와 전문가가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하게 한다. 정치적 메시지와 정책 설명을 결합해 소통의 속도와 정확성을 함께 확보하는 방식은 참고할 만하다.

대통령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SNS를 통한 ‘말의 양’이 아니라 ‘말의 무게’다. 모든 논란에 SNS로 답할 필요는 없다. 때로는 침묵하고 전문가를 통해 설명하는 것이 더 강력한 국정 운영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의 SNS가 지지층과의 소통을 넘어 국민 전체를 향한 국정 소통의 창구가 되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는 것’에서 나아가 ‘국가가 책임 있게 해야 할 말’을 절제된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대통령의 글은 결코 개인의 무게로만 남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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