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신청해야 받는 복지 벗어나야…국가가 먼저 찾아 지원"

  • 주택 공급·일자리 안정·포용금융에 정부 역량 집중 주문

  • "'K자 성장' 아래쪽 각별한 대책 필요…경제적 이유 자살 줄여야"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발언하는 이재명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국민이 국가의 도움을 요청해야 비로소 지원하는 신청주의에서 벗어나 국가가 먼저 도움이 필요한 국민을 찾아 지원하는 ‘자동 지원 복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44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여러 제도를 개선했지만 유사한 비극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상향하고 일부 기업이 큰 폭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성장의 빛이 화려할수록 그 이면의 그늘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의 경상소득 격차가 여전하고 자산 격차를 보여주는 순자산 지니계수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청년들이 겪는 어려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방치하면 궁극적으로 경제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고 어렵게 열어젖힌 새로운 성장의 문도 금세 닫힐 수 있다”며 “더 큰 성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양극화의 골을 메우고 불평등의 벽을 낮추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 공급과 일자리 안정, 포용금융을 ‘3대 핵심 사회정책’으로 제시하고 정부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3대 핵심 사회정책이 뒷받침돼야 3대 메가 프로젝트도 성공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데 속도를 내달라”고 주문했다.
 
인공지능(AI) 대전환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소득과 주거, 의료, 돌봄, 교육 등 국민의 삶 전반에 걸쳐 기본사회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며 “경제성장과 격차 완화는 동전의 양면이자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사회보장기본법과 사회보장급여법, 아동수당법, 기초연금법, 장애인연금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등 이른바 ‘복지 신청주의 개선 6법’이 처리될 예정이다. 법 개정에 따라 국가와 지방정부가 보유한 정보만으로 수급 자격을 확인할 수 있는 급여는 별도의 신청 없이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성을 한층 높이는 능동적이고 포용적인 복지로 가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하위 법령 정비와 기관 간 정보 연계, 위기 가구 발굴 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선 공직자에 대한 격려와 포상도 지시했다.
 
그는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국민의 마땅한 권리”라며 “단 한 사람의 국민도 복지 사각지대에서 고통받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토론 과정에서 올해 상반기 자살 사망자가 전년보다 10% 이상 줄고 경제적 사유에 따른 자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정부 분석을 거론하며 관련 부처를 격려했다.
 
그는 “먹고사는 문제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것은 정부 정책으로 상당 부분 막을 수 있고 또 막아야 한다”며 “연체 채무를 조정하거나 갚을 수 없는 장기 연체 채무를 정리하는 것은 채무자를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시키는 일이자 국가적으로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살아가는 사회, 양극화가 조금이라도 완화되는 사회로 나아가려면 이른바 ‘K자 성장’의 아래쪽에 위치한 분들에 대한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포용금융 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정부의 자살률 감축 목표와 관련해 “현재 33.3%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위권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며 “연령과 성별, 지역별 원인을 정교하게 분석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국세청의 고액·상습 체납 징수 성과도 언급했다. 그는 “15년 동안 약 4000억원의 세금을 체납하고 재산을 해외에 은닉한 체납자로부터 1000억원을 현금으로 납부받고 나머지 3000억원에 대해서도 담보를 확보했다”며 “국세청이 전담팀을 만들고 외국 정부와 협력을 강화해 해외 재산을 추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또 근로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중금속 배출 약물을 장기간 투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노동자를 물건처럼 취급한 명백한 중범죄 행위”라며 관계 부처에 신속하고 엄정한 진상 규명과 법적 조치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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