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1년] 비싸진 주거비 부담에 2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들…P2P 신용대출 비중 30% 육박

  • P2P 대출잔액 2조3597억원…통계 집계 이후 최대

  • 신용대출 8개월 새 4배 급증…비은행권 '풍선효과'

  • 잔금 마련에 후순위 대출까지…고금리 상환 부담 우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 주택을 매입한 직장인 A씨는 잔금을 마련하려 은행에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했지만 필요한 만큼 빌리지 못했다. 보유 자금을 보태도 5000만원이 부족해 결국 P2P 업체에서 연 10% 금리로 추가 대출을 받았다. A씨는 “금리는 확실히 은행 주담대보다 높지만 잔금 일정이 다가오다 보니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은행에서 주택 구입자금을 충분히 빌리지 못한 차주들이 부족분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에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줄고 은행들의 대출 취급이 위축되면서 신용대출 등 추가 차입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으는 ‘영끌’이 비은행권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14일 P2P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46개 P2P 업체의 전체 대출잔액은 2조359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2조2671억원보다 926억원(4.1%) 증가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21년 6월 이후 최대치이며 올해 1월(1조7400억원)보다 35.6% 늘었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차주들은 은행 대출만으로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추가 조달 창구를 찾고 있다. 주택담보대출로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 제한된 데다 신용대출 한도도 연 소득 이내로 묶이면서 보유 자금과 은행 대출을 합쳐도 매입자금이나 잔금이 부족하면 P2P 등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은행권에서 마련하지 못한 잔금을 P2P 대출이나 대부업체 대출로 충당하는 방안이 공유되고 있다.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자금을 최대한 확보한 뒤 비은행권에서 추가로 돈을 빌려 부족분을 채우려는 움직임이다.

P2P 시장에서는 특히 개인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 1월 1740억원이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6874억원으로 약 4배 늘었다. 8개월 만에 5134억원 증가한 것이다. 전체 P2P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0%에서 29%로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이나 카드사 등에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차주들의 수요가 P2P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택자금 부족분을 채우려는 수요뿐 아니라 생활자금과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의 추가 차입 수요도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를 계기로 은행권의 신용대출 한도가 연 소득 이내로 제한되고, 급전 창구 역할을 해 온 카드론 한도까지 줄어들면서 차주들의 자금 조달 선택지가 좁아졌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덜한 P2P 등이 추가 자금 조달 창구로 떠오르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가계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만큼 비은행권으로 수요 쏠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자금을 끌어모을수록 이자 부담도 커진다는 점이다. P2P 대출금리는 상품과 차주의 신용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연 10% 금리로 1억원을 추가 대출받으면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약 83만원(만기일시상환 기준)에 달한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 이자에 추가 차입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주택 구입 이후에도 상당한 상환 부담을 안게 된다.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추가 대출로 당장 자금 부족을 해결하더라도 원리금 상환 여력이 약해질 수 있다. 주택 구입자금을 맞추는 데 집중하다 보면 생활비와 기존 대출 상환에 필요한 여유자금까지 줄어들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낮은 P2P 등이 자금 조달 창구로 떠오르고 있다"며 "규제로 인해 가장 영향을 받는 것은 중저신용자들인 만큼 이들이 대출 절벽에 처하지 않도록 면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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