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은행지주 이사회, 거수기 역할 벗어나야"…CEO 승계 투명성 강조

  • 8대 은행지주 의장과 간담회…지배구조·내부통제 강화 주문

  • 지난해 이사회 안건 993건 중 수정가결 9건 그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지주 이사회 의장과의 만나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서영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지주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서영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 이사회에 경영진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 역할을 강화하고,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이 원장은 28일 금융감독원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열고 지배구조 선진화와 IT 보안, 사회적 책임, 내부통제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은행지주 이사회의 형식적인 의결 관행을 지적했다. 지난해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결안건 993건 중 수정가결은 9건, 보류는 1건에 그쳤고 나머지는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 원장은 "경영진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적극적인 자료요청, 외부전문가 활용 등을 통해 안건을 심도 있게 검토하는 등 이사의 충실의무를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 중인 금융지주 자회사 CEO 승계절차에 대해서도 후보군 선정부터 검증·평가에 이르는 전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권 IT 보안에 대해서는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행태를 경계했다. 최근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고도화되는 만큼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 자율 방어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회공헌 활동의 내실화도 주문했다. 은행권 사회공헌 규모가 지난해 처음 2조원을 넘어섰지만, 금고 계약 입찰을 위한 행사 협찬금 등을 사회공헌 실적에 포함하는 '소셜워싱'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점포 축소 과정에서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의 접근성도 고려할 것을 요청했다.

해외점포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강화도 강조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 금융사고는 지난해 12건(1249억원), 올해 1~9월 11건(840억원) 발생했다. 이 원장은 본점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내부통제 성과를 인사·평가체계에 반영할 것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신뢰는 가장 오래 남고, 가장 강한 경쟁력"이라며 금융 신뢰 회복을 위한 이사회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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