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유가가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사상 최고 행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금값 역시 천정을 모르고 치솟고 있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국제 금선물 가격은 온스당 4달러 상승한 837.50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값 강세의 주요 배경으로 달러 약세를 꼽고 있다.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매력 역시 감소하고 있는 것이 원유와 금 같은 상품시장으로의 투자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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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금값 추이 <출처: bigcharts> |
이날 버냉키 의장은 상하원 합동경제위원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 경제가 성장 둔화와 인플레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은 12월 예정된 차기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금융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고 마켓워치는 풀이했다.
골드시크닷컴의 피터 스피나 애널리스트는 "버냉키의 발언은 달러 약세를 막는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만큼 금값의 강세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달러 가치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0.1% 하락했다. 파운드화 대비 달러 가치는 198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렸으며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는 1995년 이후 12년래 최저 수준으로 급락했다.
전문가들은 달러 약세가 쉽게 진정될 가능성은 낮으며 이에 따라 상품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역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뱅크오브도쿄미쓰비시의 로버트 풀렘 외환 담당 부사장은 "경제 성장과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면서 "달러 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즈덤파이낸셜의 자카리 옥스먼 선임 트레이더는 "금값의 랠리 추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면서 "달러 약세와 서브프라임 위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값의 상승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1000달러를 넘는 것이 시간 문제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달러 약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상품시장으로의 글로벌 투자자금 이동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옥스먼 트레이더는 "2008년에는 글로벌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면서 "미국 부동산시장의 안정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이머징마켓의 수요 역시 금값 상승을 이끄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금 수요를 이끄는 선두에는 중국이 서 있다. 지난 1분기 중국의 금 수요는 174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4년만에 2배로 증가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연평균 두 자릿수의 증가율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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