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엿보기

최근 사람의 알몸을 볼 수 있다는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중국산 ‘투시안경’이 인터넷을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고 우려를 낳고 있다.
　
‘투시안경’을 판매하는 사이트에는 ‘투시율 100%’, ‘불만족시 즉시 환불’, ‘맘대로 보고 싶은 상대의 속살 곳곳을 나체로 볼 수 있다’라는 광고 문구와 더불어 투시된 여성들의 알몸 사진들이 게재돼 있어 네티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게재된 사이트에서 ‘투시안경’ 가격은 개당 20만~50만원대로 알려졌다.

흔히 도박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나 등장하는 ‘투시안경’은 도박판에서 이기기 위한 속임수의 도구로 쓰이고 있으며 가격대도 몇천 만원 그 이상이어서 보통사람이 소지할 수 없는 첨단기술 제품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투시안경’에 대해 판매자가 주장하는 투기 기술은 현재 과학기술로는 거의 불가능하고 ‘투시안경’의 기능과 효과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광학전문가도 “‘투시안경’ 개발이 가까운 미래에 실용화될지 모르지만 아직 학계에서 투시안경기술을 개발했다는 사례나 논문을 접한 적 없다”고 말하고 “진짜 투시안경이라면 몇 십 만원 수준이 아니라 몇 백 만원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판매자는 투시의 원리를 대략 알긴 하지만 지금으로선 남성의 ‘훔쳐보기’ 욕망을 이용한 상술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네티즌들도 설마 하며 궁금해하고 있었지만, 막상 국내에 유통되자 관심과 호기심이 점점 커진 것이다. 아울러 일부 폐쇄된 사이트를 통해 이 상품을 구매한 네티즌은 1000명 이상이며 송금을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전했다.
　
한편, 투시안경을 실제 사용해본 네티즌들이 ‘투시안경’에 대해 ‘사기’를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또 ‘투시안경’을 구매한 몇몇 네티즌은 아예 물건조차 받지 못하고 돈만 날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 졌다.
　
결국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투시안경’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술과 더불어 송금을 노린 사기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18일 현재 사이트는 여전히 열려있다. 관련부처의 좀더 적극적인 수사와 단속이 필요한 때다. 더 이상 사기성 판매행위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중국에서 이런 ‘투시안경’을 공공연히 판매 혹은 구입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불법경영죄가 적용되어 형사책임을 선고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경우는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것이다.

아주경제 홍해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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