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롯데百 7개 매장에서 '철수'

화장품 매장 조정 문제로 갈등을 빚어오던 세계적인 명품 화장품 '샤넬'이 결국 롯데백화점에서 철수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일 "샤넬측에서 오는 29일부로 본점, 잠실, 영등포, 부산점 등 전국 7개 점포에서 매장을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공문을 보내왔다"며 "특별한 함의점이 없으면 샤넬 화장품 매장은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샤넬 측이 매장 철수를 결정한 이유는 매출 부진에 따라 롯데백화점으로부터 매장 위치를 변경할 것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1992년 롯데매장에 입점한 샤넬 화장품은 2002년까지 화장품 브랜드 중에 매출액 1위를 유지해 왔다. 1위답게 샤넬 화장품은 롯데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독차지하며 최고 대우를 받았다.

하지만 샤넬은 최근 몇년간 '설화수' 등 국내 브랜드에 밀려 순위가 5위권까지 떨어진 상태다. 매출 규모 면에서 1위 업체인 설화수의 절반도 못 미칠 만큼 실적이 악화됐다.

결국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0월 샤넬측에 매출 부진을 감안, 매장 크기, 위치 등을 조정할 것을 요청했고 샤넬측은 절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은 팽팽한 평행선을 달려왔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샤넬측에 매장을 빼라고 한 게 아니라 매장 위치, 크기 등을 조정할 것을 요청한 것"이라며 "그러나 9차례나 관련 공문을 보냈지만 답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양측 갈등의 표면적인 이유는 매출 부진이지만 샤넬이 가방·의류 매장을 롯데가 아닌 신세계 센텀시티에 입점키로 하자 일종의 보복성 조치로 화장품 매장 조정을 요청해왔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편,샤넬은 롯데백화점 내 화장품 매장에서는 철수하지만 가방, 의류를 취급하는 부띠끄 매장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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