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보내준다"더니 잠적... 재한 베트남인 울린 송금 사기

  • 페이스북 가짜 계정으로 "고환율·빠른 송금" 홍보

  • 피해액 4500만원 넘어

  • 한국 계좌 동원하고 메신저 기록 지우며 추적 회피

송금 사기를 저지른 20대 남성 AB씨 사진하띤성 공안 제공
송금 사기를 저지른 20대 남성 A,B씨 [사진=하띤성 공안 제공]

한국과 베트남을 오가는 송금 수요를 노린 온라인 사기 조직이 베트남 공안에 붙잡혔다. 피의자들은 한국 내 베트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높은 환율과 빠른 송금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돈만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8억 동(약 4500만원)을 넘어서면서 유학생과 노동자 등 해외 체류 베트남인을 겨냥한 송금 사기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일(현지 시각) 뚜오이쩨 등 베트남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6일 하띤성 공안은 20대 남성 A,B씨 두 명을 '재산 편취' 사기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앞서 하띤성 공안 형사경찰부는 지난 4일 두 사람을 사이버 공간에서 한국발 베트남 송금 서비스를 이용한 사기 혐의로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온라인상에서 베트남과 한국 사이의 송금·환전 광고가 다수 발견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공안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높은 환율, 간단한 절차, 빠른 처리를 앞세워 돈을 바꿔 주거나 보내준다고 홍보하는 계정들을 확인했다.

A씨는 한국에서 일한 경험을 범행에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A씨는 한국과 베트남 사이의 송금 수요와 거래 방식을 알고 있었고 2025년 말쯤 생활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송금 서비스를 가장한 사기 범행을 계획했다.

범행은 페이스북 가짜 계정을 통해 이뤄졌다. A씨는 여러 허위 계정을 만든 뒤 한국에서 거주, 유학, 노동 중인 베트남인들이 모인 온라인 그룹에 들어가 시장보다 유리한 환율과 안전한 송금을 내세우며 이용자를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피해자에게 지정한 은행계좌로 돈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돈을 받은 뒤에는 약속한 송금이나 환전을 이행하지 않고 여러 이유를 들며 시간을 끌다가 연락을 끊는 방식으로 피해 금액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올해 초 범행에 합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안은 B씨가 범행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 내 은행계좌를 찾거나 제공하고 피해금이 이동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재한 베트남 유학생 및 노동자 '타겟'


두 사람은 올해 4월 초 하띤성 타인센 지역의 빈홈 뉴센터 아파트에 함께 머물며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공안은 이들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온라인 송금 사기 활동을 계속 조직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전국 여러 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생활하고 일하는 베트남 노동자와 유학생들이 주요 피해자로 지목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8억 동이 넘는다. 수사기관은 이들이 여러 차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관련 사건과 피해자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 흔적을 지운 것으로 파악됐다. 공안은 이들이 사기 행위 뒤 메신저, 잘로, 텔레그램 등 여러 연락 애플리케이션의 대화 기록과 거래 흔적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공안은 사이버 수사와 자금 흐름 추적, 전자자료 확보를 병행해 범행 구조를 확인한 상황이다. 수사기관은 피해금이 들어간 계좌와 이후 자금 이동 경로를 따라가며 두 사람의 역할을 특정했다.

현재 공안은 수집한 자료와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입건하고 두 피의자를 구속 수사하고 있다. 수사기관은 관련 사건을 확대 조사하고 피해 자산을 추적하는 한편 추가 증거를 확보해 법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공안은 해외에 거주하거나 유학, 노동 중인 베트남 국민에게 온라인 송금·환전 거래를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안은 은행, 신용기관, 허가받은 업체를 이용해야 하며 신원을 알 수 없는 SNS 계정이 제시하는 높은 환율과 빠른 처리 약속을 믿고 돈을 보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해외 송금 수요가 많은 교민 사회를 겨냥한 온라인 금융 사기 사례로 확인됐다. 공안은 비정상적으로 좋은 조건을 내세우는 계정과 거래할 경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공식 금융 경로 이용을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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