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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원 SK텔레콤 사장 |
정만원 사장은 SK네트웍스가 자체 노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최태원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얻으며 친정인 SK텔레콤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글로벌 사업의 부진에다 KT-KTF 합병 이슈까지 겹친 SK텔레콤에 강력한 추진력과 위기관리 능력을 겸비한 정 사장이 긴급 투입된 것이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KT-KTF 합병 저지'라는 미션이 주어져 정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정 사장은 취임 후 첫 시험대인 KT-KTF 합병 반대를 위해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나섰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 없는 허용'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이석채 KT 사장에게 '판정패'를 당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KT-KTF 합병 반대를 고수해온 SK텔레콤은 공정위의 결정으로 '조건부 인가'로 전략을 수정하며 한발 물러섰다.
올해 KT 수장이 된 이 사장과의 첫번째 대결에서 자존심을 구기면서 현재 방송통신위원회 설득작업에 '올인'을 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오는 27일 KT 주총 전에 합병 심사를 마무리할 방침이어서 정 사장과 이 사장의 자존심 대결은 조만간 결판이 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에 이어 방통위도 KT-KTF 합병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정 사장이 유리한 조건을 끌어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건부 인가가 이뤄지더라도 필수설비 문제는 합병과 별도로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합병 조건은 '先인가 後규제'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아 정 사장의 합병 관련 미션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정 사장은 합병이 되더라도 경쟁제한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는 '조건부 인가'를 끌어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KT-KTF 합병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정 사장은 앞으로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작업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의 부채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KT와의 경쟁을 위해 합병 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우선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를 합병시키고 내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통해 KT-KTF 합병법인과의 주도권 싸움을 벌여야 한다.
또한 지지부진한 글로벌 사업도 챙겨야 한다.
김신배 전 SK텔레콤 사장이 글로벌 사업 부진으로 교체됐다는 후문이 있는 만큼 정 사장도 포화된 국내 시장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의 글로벌 사업에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씨가 지원군으로 합류키로 한 것은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클것으로 보인다. 오너 패밀리가 참여함으로써 경영 시너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3일 주주총회에서 최재원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역전의 노장' 평가를 받고 있는 정 사장이 KT-KTF 합병 문제와 글로벌 사업을 어떤 해법으로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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