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美 첫 LFP 공장 가동 초읽기… K-배터리 전면 재편 압박

  • 中 의존 끊고 관세 방패 삼아 ESS 시장 정조준

  • LG엔솔만 선제 대응… 삼성SDI·SK온 '속도전' 시급

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IRA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2023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IRA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테슬라가 미국 네바다주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장 가동을 앞두면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판도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다. 탈(脫)중국, 고율 관세 회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 등 테슬라의 3중 포석에 한국 배터리 3사도 기존 니켈계(NCM) 위주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커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네바다 공장 내부 영상을 공개하며 LFP 배터리의 미국 내 자체 생산을 공식화했다. 지금까지 중국 CATL·BYD 등에서 받던 LFP를 자체 조달해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치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 정부의 대중 고율 관세와도 맞물린다. 현재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에 최대 3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는 ESS용 배터리에도 25% 추가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테슬라가 중국산 의존을 줄이고 미국산 배터리를 택하는 이유다.

LFP는 열안정성이 높고 가격이 저렴해 ESS에 특화된 배터리로 평가된다. ESS는 고가의 NCM 배터리보다 저가 LFP 수요가 높은 구조다. 글로벌 ESS 시장에서 CATL이 압도적 1위를 달리는 중이며, 북미 시장 배터리 수요의 87%가 여전히 중국산으로 채워지고 있다. 테슬라는 CATL과의 병행 공급을 유지하며 기술 자립을 꾀하는 모양새다. 


이런 흐름 속에 국내 배터리 3사도 빠른 전략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다만 3사 간 대응 온도 차는 뚜렷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만 델타일렉트로닉스와 손잡고 2030년까지 4G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획을 밝히며, LFP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IRA 요건에 맞춘 현지화 로드맵도 비교적 구체적인 편이다.

반면 삼성SDI는 미국 넥스트라에너지로부터 약 4374억 원 규모 ESS 배터리 수주를 따내긴 했지만, 제품 구성은 여전히 NCM이 중심이다. LFP 양산 계획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 SK온 역시 북미 진출을 준비 중이지만, LFP 기술 개발이나 현지 생산과 관련한 명확한 전략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북미 ESS 시장이 2023년 78GWh에서 2030년 179GWh 수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이 시장이 연평균 6.7%의 성장률을 기록해 약 7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LFP 포트폴리오 강화와 함께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 ESS 맞춤 기술 개발 등 다층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SS는 향후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NCM 일변도로는 글로벌 시장 변화에 뒤처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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