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은 본사 기준으로 72조535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수출로 올린 매출이 59조3960억원에 달했고 내수에서 13조5500억원을 벌었다. 밖에서 벌어들인 돈이 전체 매출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해외법인들을 포함해 삼성전자에 종속된 모든 자회사들 매출까지 합친 연결재무제표상의 매출은 121조원에 달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기업들의 실질적 가치로 평가되는 세계기업 브랜드순위에서 21위(소비자∙가전 부문 2위)에 랭크돼 있다.
국내에서 또 다른 글로벌 기업으로 손꼽히는 LG전자도 지난해 매출이 본사기준으로 총 27조6400억원이었다. 이 중 수출이 21조1933억원(내수 6조4450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의 약 77%를 차지했다.
반면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매출은 31조5600억원으로 LG전자보다 무려 4조원 가량이 많다. 그러나 전체 매출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31조1817이 내수 전력판매로 발생했다.
이에따라 우리는 통상적으로 한국전력을 글로벌 기업이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은 밖에서 벌어들이는 돈의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가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물론 일정 규모의 매출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건 두 말할 것 없이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기업이라하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기업을 지칭한다.
그렇다면 4800만명을 대상으로 한 내수기업에서 벗어나 전 세계 50억 인구를 상대로 한 글로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선 과연 기업들이 어떻게 해야할까.
“글로벌 기업은 짜게 벌어서 후하게 쓸 때는 쓴다.” 이는 김진수 CJ제일제당 사장이 던진 노하우(Know-How)다. 기업가가 본 글로벌 기업의 한 단면인 것이다.
123년의 역사를 가진 S.C. Johnson & Son의 한국지사인 한국존슨 사장을 지낸 경험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은 최근 전경련이 개최한 미래엘리트 양성과정(EIC)의 강사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S.C. Johnson & Son은 1886년 사무엘 커티스 존슨(Samuel Curtis Johnson)이 미국 위스콘신주에 세운 왁스 회사로 시작해 현재는 70개국에 지사를 두고 100여 나라에 살충제, 방향제, 세정제, 식품보관 용기에 이르까지 다양한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글로벌 회사다.
신용과 신뢰를 얻기 위해 무려 5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S.C. Johnson & Son가(家) 경영진들의 모습에서 얻은 깨달음이다.
김 사장은 “글로벌 기업들은 짜게 벌어서 후하게 쓸 때는 쓴다”며 “돈 쓸 곳을 알고, 길게보고 판단하며, 내면적 양심에 따라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상품화 단계의 비용 즉 제조원가나 인건비∙판촉비∙물류비∙일반관리비 등은 짜게 쓰는 반면, 기초 연구개발비∙핵심 인재에 대한 인건비∙신 생산기술 투자 및 창의성 증대∙고객요구 파악을 위한 조사비∙지역사회 공헌비용 등에는 후하게 쓴다는 것이다.
사회에 꼭 필요한 회사가 아닌, 이 사회에 있어서는 안 될 회사들이 판치고 있는 요즘 같은 세태에서는 의미심장한 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본질 가치는 추구하지 않는채 다른 회사의 제품 모방에만 몰두하는 카피(Copy) 형 기업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