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 ‘변화’ 택할까‥결선투표 관심 집중

기아차 노조 지부장을 뽑는 결선 투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올 중순 시작된 ‘노동운동 변화의 바람’이 이어질 것인지, 아니면 기존 노조 기조가 이어질 지 여부가 이번 선거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열린 1차 투표 결과만 보면, 기존 강경 노선으로 분류되는 ‘금속의 힘’ 김성락 후보가 중도 실리의 ‘전민투’ 후보보다 앞서 있다. 1차 투표 결과 김 후보가 27.9%로 박 후보(22.6%)에 비해 5.3% 포인트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9월 쌍용차 노조가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GM대우가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임금협상을 놓고 갈등을 빚은 데 이어 금속노조 최대 지부인 현대차 노조도 실용주의를 내세운 이경훈 후보가 당선되는 등 변화의 바람도 만만치 않다.

▲선거 결과 어떤 여파 미칠까

김성락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존 강경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 김 후보는 선거 공약으로 연내 임금협상 타결을 내세우고 있지만, 주간 2교대, 생계잔업 복원 등 공약 그간 첨예하게 대립해 온 기존 입장도 고수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선거기간에 돌입하기 전인 8월까지 4개월간 10차례의 부분파업과 1차례의 전면파업을 벌였다. 햇수로 보면 지난 1991년부터 19년째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노-정간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전임노조 임금지급 금지, 복수노조 허용’ 등 정치적인 사안을 두고도 첨예한 갈등 빚을 가능성이 높다. 최대 지부인 현대차 노조가 실용 노선을 걷게 된 만큼 기아차 지부가 강경 노선의 대표성을 띠기 때문이다.

▲현대ㆍ기아차 통합 노조 실현되나

반면 박홍귀 후보가 당선될 경우 기아차 노조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박 후보는 결선에 앞서 현대차노조와의 통합을 공식화했다. 따라서 현대차 노조가 금속노조와 벌이고 있는 ‘지역지부 전환 반대’ 행보에 동참하게 된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기아차와 현대차가 금속노조에 연간 납부하는 조합비가 70억원을 웃돌지만 금속노조는 이를 정치투쟁에 이용하는데 급급했다”며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양 노조의 통합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박 후보와 이경훈 신임 현대차 지부장은 이미 서로의 선거대책본부 출범식에 참석하는 등 통합노조 출범 분위기를 조성해 왔다. 또 현대차 노조와 통합노조를 출범시켜 금속노조의 변화를 공동으로 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3만4000명)의 총 조합원 수는 7만4400명으로 전체 금속노조 조합원 14만7000명의 절반에 달한다. 때문에 이번 선거 결과가 금속노조의 향방을 좌우하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이번 투표 결과는 3일 오후 2시부터 개표에 들어가 저녁 7시께 나오게 된다. 따라서 기아차 노조원들의 선택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해거름 녘이면 명확해진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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