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금자리 주택시장 판도를 바꾼다(중) (1)민간건설사 딜레마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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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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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양시기 연기에 '울며 겨자먹기 식' 가격도 인하

수도권 10만 가구 등 해마다 15만 가구의 보금자리가 파격적 분양가와 쾌적한 입지를 앞세워 주택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보금자리주택은 무주택 서민의 희망이다. 분양가 경쟁력에서 민간아파트가 범접할 수 없고 품질은 민간의 내노라하는 브랜드에 버금갈 정도다. IT와 녹색등 최첨단 친환경 기술이 스며들면서 쾌적성과 정주성이 한층 살아난다. 중도실용을 표방한 MB 정권의 친서민 정책이 빈 수레라는 빈축을 사고 있으나 유독 보금자리주택만은 서민의 주거안정에 핵심으로, 그리고 부풀려진 아파트 가격거품해소의 선봉으로 자리 잡으면서 날로 빛을 발휘하고 있다.
그 견인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국토부와 LH의 도움으로 주택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핵으로 급부상하는 보금자리주택의 현주소와 주택시장 파장을 진단한다./편집자주

          =====<순서>=========
           (상) 돌풍인가 태풍인가
           (중) 보금자리 왜 찾나
           (하) 시장을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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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남양주 별내지구에 분양을 하려 했던 H사는 분양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10월 주변시세의 50% 수준인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공급됨에 따라 좀 더 두고 보자는 판단에서였다.

# 최근 고양 원당뉴타운에 분양물량을 내놓은 S사와 D사는 당초 계획보다 분양가를 3.3㎡당 100만원 정도 내렸다. 시장 상황도 문제지만 인근 보금자리주택단지보다 민간 아파트의 책정분양가가 높은 까닭에 미분양이 우려되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들 2개사의 아파트 분양가는 2년 전에 분양한 식사지구에 비해 200만∼300만원 낮게 책정됐다.

공공주택인 보금자리주택이 올해부터 사전청약을 실시하는 등 본격 선보이면서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렴한 분양가에다 서울 근접성의 입지를 앞세운 보금자리 때문에 적정 분양가 책정이 쉽지 않은 데다 주변에 나오는 민간물량은 미분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금자리 시범단지 분양이 이뤄진 지난 10월 이러한 문제를 두려워한 건설사들은 분양을 대거 연기했다. 지난 9월 건설사들이 10월 경기도에서만 분양한다고 발표한 가구수는 모두 15개 사업장 1만5000가구다. 그러나 정작 보금자리주택이 선보인 10월 실제 분양 아파트는 5개 사업장에 1750가구에 그쳤다.
 
10개사가 자사의 분양일정을 한달 늦추거나 무기한 연기한 셈이다. 시범 보금자리 주택공급의 영향권인 남양주 별내와 용인, 수원 광교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 주택건설사는 분양 일정을 11월로 연기하거나 무기한 늦췄다.

일부 배짱을 부려 같은 기간 분양한 사업장은 입지상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청약과 계약에서 참패했다. 대표적인 예가 한강신도시로 당시 보금자리 분양주택과 같은 규모인 85㎡를 분양한 S건설사의 분양물량은 1~3순위 청약결과 분양률이 28%에 그쳤다. 

정부가 서울 강남우면과 서초세곡지구, 하남미사, 고양원흥 등 4개지구에 보금자리 시범단지 1만4295가구를 동시에 공급하자 현대와 삼성, 대우 등 상위 건설사를 포함, 주택건설사는 초긴장했다. 자사의 분양사업장이 가격과 입지에서 절대 열세로 판단했기 때문이다.당시 보금자리주택의 분양일정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후 건설사들이 보금자리 주택 분양 일정을 피하는 것은 물론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분양가를 내리는 것은 기본이 됐다.

실제 국내 최고의 주택브랜드를 자랑하는 S와 D사는 최근 고양 원당뉴타운에 분양한 물량의 3.3㎡당 분양가를 100만원 내렸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향후 수만가구에 이르는 원당뉴타운을 공략하기 위한 거점으로 자사가 보유한 주택건설의 노하우를 집약한 곳이었다. 그러나 보금자리 주택 등장으로 '브랜드 가치=분양가'라는 자존심을 일시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향후 이 지역에서 더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내재하면서 S사의 분양아파트는 유명브랜드임에도 일부 미분양상태다.

최근 고양시에 분양을 준비해온 한 건설사 주택담당 임원은 "수도권 보금자리 인근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건설사들로서는 유탄을 맞은 기분"이라며 "분양률을 올리기 위해 분양가 인하 등 여러 방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

건설업체의 긴장감은 앞으로 더해질 수 밖에 없다. 정부가 2012년까지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한 보금자리주택지구에 32만 가구의 중소형주택을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권 시세가 최대 1억원씩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DTI규제, 구매력 감소에 이어 강남의 쾌적한 그린벨트에 저가의 보금자리 공급을 세번째 이유로 꼽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이 주택시장의 판도를 변화하는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정부는 서울 강남권인 강남우면, 서초세곡지구에 이어 2차 지구로 세곡2지구, 내곡지구를 추가 지정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발표예정인 3차에서도 서울에 추가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강남 거품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다각적 노력에 저렴한 보금자리 대거 공급이 주택가격 하향을 유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이와 관련해 "중소형 민간아파트가 기존과 같이 고급화 전략을 써서는 보금자리주택과 경쟁을 할 수 없다"며 "2기 신도시 등 택지지구 분양을 앞둔 건설사로서는 분양전략에 궤도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도 "같은 중소형은 보금자리주택 인근이 아니더라도 분양가가 비교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서울 강북지역이나 수도권에 중소형 분양을 준비중인 건설사는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 도움 = LH)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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