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의 중고차 할부 상품 중 수수료가 없는 할부의 실질 비용부담이 수수료가 있는 할부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소비자들은 유수수료 상품과 무수수료 상품의 실질 비용이 같거나 무수수료 상품이 낮은 것으로 알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5일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중고차 할부를 취급하는 대형 캐피탈사들은 할부액의 1~5% 가량을 취급수수료로 부과하는 유수수료 상품과 이를 면제해주는 무수수료 상품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할부 시장은 무수수료 상품의 비중이 과반수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며 "초기 비용을 적게 들이는 대신 할부 금액을 늘리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이 더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두 가지 할부 방식의 실질 이자율이 같거나 수수료가 면제되는 무수수료 할부의 실질 이자가 낮을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무수수료 상품의 할부 이자가 더 높게 책정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무수수료 상품 할부 이자는 연 21.9~39.8%다. 반면 유수수료 상품은 취급수수료를 이자에 반영하더라도 15.3~31.6% 수준이다.
우리파이낸셜도 무수수료와 유수수료 할부의 실질 이자가 각각 23.9~27.9%, 17.6~27.4%로 무수수료 할부 이자가 더 높다.
무수수료 상품의 이자율이 더 높은 것은 할부 방식이 연계 상품이 아닌 별도의 상품으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취급수수료를 처음에 일시불로 내느냐와 할부액에 포함해 나눠 내느냐의 차이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른 금리가 책정된다는 것이다.
무수수료 상품의 연체율이 더 높기 때문에 수수료 수익 보전분과 함께 리스크 비용이 더 추가되다보니 무수수료 할부 금리가 유수수료 할부보다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우리파이낸셜 관계자는 "수수료 민감도가 높은 고객이 있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고객이 있는데 이런 성향을 고려해 두 개의 할부 상품을 출시한 것"이라며 "수수료 민감도가 높은 고객군의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에 무수수료 할부 이자가 더 높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달 중 유수수료 할부와 무수수료 할부 상품을 하나로 통합할 계획이다. 하지만 통합된 중고차 할부 상품도 여전히 수수료를 내는 것이 더 유리한 방식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예를 들어 취급수수료를 2% 내면 할부 금리가 3%포인트 떨어지는 방식으로 중고차 할부 상품을 이달 중 개편할 계획"이라며 "수수료 지불 여부에 따라 대손율에 명확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동일한 금리를 책정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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