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사협상 또 결렬… 파업수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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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1-1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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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액 1조원 넘을듯

기아자동차 노사 협상이 또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파업 수위를 한층 높였다. 파업에 따른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17일 사측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는 지난 15일 임금 협상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지난주 주야 2시간씩 벌여오던 공장별 순환 파업 수위를 높여 18일부터 일주일간 전 공장 주야 4~6시간씩의 파업으로 전환했다.

이로써 기아차는 ‘20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와 함께 1조원이 넘는 피해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의 회사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사측 관계자는 “지난해 11차례의 파업으로 이미 4만8000대의 생산차질과 86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며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 총 1조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해를 넘겨 8개월째 파업이 계속되며 기아차는 역대 최장·최대·최다 파업이라는 '불명예 3관왕'을 기록하게 됐다.

노조의 강도높은 파업은 지난해 현대차와 똑같은 수준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다.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현대차 노사 합의안과의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성과급 300%, 신호봉표 적용, 현금 500만원, 주식 200주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미 1조원 이상의 파업 손실을 입힌 기아차 노조가 15년만에 분규 없는 임금협상에 임한 현대차 수준의 요구사항을 주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30일 연내 마지막 21차 교섭에서 성과급 300%에 460만원을 더한 역대 최대규모의 성과급 지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15년차 근로자 기준 1125만원에 달한다.

이에 기아차 노조는 “"파업 중이라도 사측이 일괄 제시안을 갖고 협의를 요청하면 교섭에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2일 쟁의대책위원회 결과에 따라 파업 수위는 더욱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차 임금협상이 장기화 되면서 생산 차질과 매출 손실은 물론 올 3월 출시 예정인 스포티지 후속 모델 SL의 양산도 지연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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