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이 ‘10원 전쟁’을 불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찬성하는 여론과 함께 상술이라는 비판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난 주말인 16·17일 세 대형마트는 일제히 타사를 겨냥하는 자극적인 광고문구와 함께 주요 품목에 대해 가격을 할인했다.
롯데마트는 서울역점을 비롯한 전 지점에 ‘가격혁명 대선언’이라는 콘셉트 아래 여러 장의 현수막을 내걸며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이마트도 이에 질세라 할인 품목을 총 22개로 늘려 소비자의 눈을 현혹시켰다.
홈플러스는 아예 ‘E마트 신문광고와 비교해도 홈플러스가 확실히 쌉니다’라고 문구를 넣어 직접적으로 가격을 비교하기까지 했다.
대형마트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될수록 소비자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가뜩이나 피부로 느끼는 경기 체감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필수품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소식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할만하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직원은 “가격할인 행사 후 평소보다 고객이 15~30%는 늘은 것 같다”며 “설 대목까지 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보다 늘 것으로 예상돼 재고 확보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대형마트들의 일명 ‘노이즈 마케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10원 전쟁’이니 ‘가격 인하 점입가경’이니 연일 언론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대형마트들의 승부수 가리기 기사들은 소비자에게 오히려 광고 효과로 작용하고 있다.
가격 할인을 하는 품목은 10여개에서 많게는 20여개로 정해져 있는데다 전 품목이 다 해당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도 문제다.
또 할인을 하는 해당 품목의 재고가 바닥나 막상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결국엔 원하는 상품을 사지도 못한 체 할인이 되지 않는 대체 상품을 사야만 하는 일까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들이 그 동안 상품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번 행사로 소비자에게 큰 혜택을 주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김재옥 소비자시민모임(소시모) 회장은 "가격 경쟁을 통해서 과거보다 인하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것은 일단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지금처럼 가격을 할인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상품에 실제 가격이 적용된 것이 아니라는 뜻이므로 정확한 가격 표시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시모 회장은 가격이 인하된 상품의 품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형마트들이 선전만 요란하게 했지 품질에 대해서는 뒷전인 경우가 있다”며 “가격을 인하해 고객을 유인하기 보다는 품질로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부터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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