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대한선주는 1987년 11월7일 한진해운과 합병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해운보국'(海運報國) 정신은 한진해운으로 이어져 한국 해운의 세계화 시대를 여는 밑거름이 됐다.
◆조수호 회장 "희망이라는 나무를 심다"
한진해운은 고(故) 조수호 회장이 1994년 대표이사 사장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글로벌 선사로 도약하기 시작했다.
조 회장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로 1979년 대한항공에서 경영수업을 시작해 1985년 한진해운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94년 한진해운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03년 대표이사 회장에 취임, 본격적인 해운업 최고 경영자의 길을 걸었다.
사장 취임 당시 국내 해운 시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전면 개방되면서 무한 경쟁 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한다.
바로 세계 일류 종합물류기업이다. 우선 조 회장은 신규 항로 개설과 신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전력을 기울였다. 미주와 유럽 지역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중국 시장 진출 2년 만인 1995년에 중국-유럽 직항로를, 1996년에는 중국-미국 직항로를 개설해 중국 시장 선점에 나서는 등 아시아 지역 항로를 다양화했다. 또 신흥시장인 남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미국 동쪽지역과 남미를 연결하는 항로를 개설했다.
터미널 사업에도 박차를 가했다. 일본 오사카와 도쿄, 미국 롱비치 등에 해외 전용 터미널을 확보하고 본격적으로 3자 물류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런 조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한진해운은 2004년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400대 우수 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해운기업 반열에 올랐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고 조수호 회장은 한국 해운업을 한 단계 도약시켰다. 고인이 심으신 나무가 지금은 한국 해운의 버팀목으로 성장했다"며 그를 추억했다.
◆'홀로서기' 성공한 최은영 회장
최은영 회장은 지난 2006년 남편인 조 회장의 타계로 뜻하지 않게 경영일선에 나섰다. 그리고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취임 초기 세간의 우려를 일축하며 최 회장은 한진해운의 또다른 변신을 이끌고 있다.
선주들을 초청해 플라맹고 춤을 함께 즐기는 등 고객과 직원들에게 ‘감성경영’을 펼쳐온 최 회장은 최근 지난해 ‘지주사 전환’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는 3자 물류ㆍ수리조선소ㆍ터미날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진해운은 최근 중국 순화해운과 합작으로 설립한 수리조선소인 절강동방수조선유한공사(ZESCO)에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투자유치를 결정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분뇨처리 공장을 준공, 본격 가동하며 신재생 에너지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아울러 실적 부진 속에서도 양현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최은영 회장은 경영자로서 경험은 많지 않지만, 타고난 경영자"라며 "범띠 CEO로서 올해 한진해운을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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