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부여받은 스톡옵션의 행사기간 만료일이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장 뿐 아니라 전무, 상무 등 다수의 임원들도 부랴부랴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전일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85만원을 기록하는 강세를 기록한 탓에 2001년~2004년까지 부여된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임원들도 증가하는 모습이다.
20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날보다 1.33% 오른 83만4000원을 기록했다. 연초 80만원선을 탈환한 삼성전자는 전일 장중 한때 85만원을 기록하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 들어 80만원 이하로 떨어진 날은 11일 단 하루 뿐이다.
◆ 스톡옵션 행사기간 두 달 앞두고 '대박'
그렇지 않아도 서둘러 행사하려고 했던 임원들로선 현 삼성전자 주가는 '금상첨화'인 셈이다.
작년 9월 말 현재 기준 2000년 3월 16일 부여한 스톡옵션 물량은 모두 150만주로 미행사 물량은 약 22만주, 행사기간은 오는 3월 16일까지다.
실제 이달 들어 최지성 사장을 비롯한 권오현, 조수인 사장은 지난 2000년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대거 행사,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손에 넣었다.
최지성 사장은 작년 12월 9일 보유 스톡옵션 1만6000주 중 4000주를 주당 약 79만원에 내다 팔았다. 행사가가 27만2700원인 점을 감안할 때 주당 차익은 51만76000원으로 모두 20억원 가량이다. 이 외에도 최 사장은 아직 스톡옵션 1만2000주를 더 가지고 있다.
권오현 사장도 이달 7일 작년 11월 행사한 스톡옵션 8000주 가운데 2000주를 내다팔아 10억9000만원 가량의 차익을 챙겼다. 조수인 사장도 기존 보유하고 있던 8916주에 2000년 지급분 4779주를 추가로 행사한 뒤 이달 8일 2000주를 매도했다. 매도 차익은 15억1000만원 가량이다.
이밖에 윤종용 전 부회장 역시 2000년 지급된 스톡옵션 1만4774주를 보유하고 있어 수십억원의 차익이 예상된다. 다만 전 임원은 금융감독원 공시 대상이 아닌 이유로 행사 내역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 주가 급등에 내년 3월 만기인 스톡옵션도 대거 행사
삼성전자 스톡옵션은 2000년 분 이외에도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부여된 스톡옵션이 182만 3894주나 더 남아있다.
행사가격은 19만7100원(2001년)부터 60만6700원(2005년)으로 차이가 있긴 해도 현 주가에서 행사를 한다면 주당 최대 63만6900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때문에 2001년 이후 부여된 스톡옵션에 대한 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이상완 사장은 작년 12월 4차례에 걸쳐 모두 스톡옵션 4201주를 매도했다. 공시 상으론 정확히 2001년 지급받은 물량이라고 단정할 순 없지만 만약 2001년 분이라고 가정한다면 약 24억4000만원 가량의 차익을 챙긴 셈이다.
이상훈 사장도 2002년 부여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해 사장단 가운데 가장 많은 차익인 약 47억5800만원을 손에 넣었다. 이달 6일 2002년 부여받은 스톡옵션 9470주 전량을 행사해 8일 83만1181원에 매도한 것. 행사가가 32만9200원으로 주당 벌어들인 돈만 50만1981원이다.
◆ 삼성전자, 주가 꼭지 찍었나?
올 들어 삼성전자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원은 전무, 상무까지 포함하면 30명을 웃돈다. 때문에 삼성전자 임원들의 잇따른 스톡옵션 행사에 이 회사 주가가 꼭지를 찍은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이상훈 사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한 6일 삼성전자는 장중 84만1000원까지 급등하며 작년 9월22일 이후 기록한 최고가 82만9000원을 경신했다.
증권가 일각에선 아무래도 행사하지 않은 스톡옵션 물량이 약 180만주(작년 9월 기준)나 남아있는 만큼 유통주식수 증가에 따른 주가 하락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물론 큰 영향은 없을테지만 아무래도 유통 물량이 증가하면 공급과 수요 차원 측면에서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