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한국 금융산업에 전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이 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금융권은 선제적인 대응과 전략 수립으로 글로벌 선진 금융기관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탄탄한 포트폴리오와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금융산업의 글로벌 선진화를 주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0년 도약을 도약을 위해 '신한 정신' '신한WAY'를 강조하고 있다. 라응찬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0일 전국 부서장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고객 중심의 발로 뛰는 영업과 새롭게 정립된 신한문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자"고 당부했다.
라 회장은 HSBC를 예로 들며 "지금은 세계적인 은행이 된 HSBC도 한때는 지역은행에 불과했다"면서 "우리도 이제 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의 세계화에 대한 수장으로서의 각오를 다진 것이다.
신한금융은 2010년 '신한WAY'를 바탕으로 글로벌 선진 금융기관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
라 회장은 또 발로 뛰는 영업정신인 창업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한은행 초창기 한 고객을 잡기 위해 80번이 넘게 고객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면서 "당시 직원들의 신발굽이 다 닳고 밑창이 떨어져 전직원들에게 신발을 지급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라 회장은 신한금융의 글로벌 도약을 위해서는 내실경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한국 금융시장은 포화상태로서 신한은행도 경쟁사에 대한 경쟁의 우위를 점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한국을 넘어 한걸음씩 불가능을 이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그룹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은 지난해 9월 일본 현지법인인 SBJ 설립으로 일본 금융권 공략을 주도하고 있다.
초대 사장으로 일본 재무관료 출신인 미야무라 사토루(宮村智)를 영입했다. 사토루 사장은 "3년 내에 흑자전환토록 하겠다”며 “일본에서의 다양한 인맥과 경험을 적극 활용해 대형은행과 제휴를 확대하고 SBJ 브랜드를 알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신한SBJ는 재일동포를 비롯한 한국계 고객뿐 아니라 일본 고객들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신한SBJ는 일본 시중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최대 1000만엔까지 예금보호를 받을 수 있고 지점 설치도 필요하면 언제든 개설할 수 있는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재일교포들이 주도한 한국에 신한은행을 설립한 지 27년 만에 다시 일본시장으로 역진출했다는 점에 신한SBJ의 의미가 크다.
일제 식민통치 시절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중 경제적 성공을 거둔 교포들이 주도해 1977년 제일투자금융을 설립했고 이것이 바로 1982년 한국에서 신한은행을 출범시킨 모태가 됐다.
한편 라 회장이 금융권의 비약적인 성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전세계에서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 한국지수(DJSI Korea) 국내 은행 부문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DJSI는 전세계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평가하는 글로벌 표준으로 단순한 재무적 정보가 아닌 경제적·환경적·사회적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을 평가한다.
신한금융은 리스크 관리와 녹색 경영·고객 관리와 관련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과 녹색 금융 추진방안 발표, 고객관계관리(CRM) 업그레이드 지속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CRM 부문에서는 은행산업 세계 최고(World Best) 점수를 획득해 역량을 인정받았다.
신한금융은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와 금융시장 환경의 트렌드 변화에 준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용 없는 저상장 시대의 개막과 신흥국의 부상,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강화 등의 변수가 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전략목표를 'Trust 2010: 지속가능한 미래,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세웠다.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 올해 경영전략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경영기반 구축 ▲고객지향형 비즈니스 추진 ▲전략시장에서의 차별적 성장 도모 ▲시장주도형 시너지 구현을 4가지 전략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통적으로 중요한 요소였던 자산과 이익 규모 등 재무적인 성과뿐만이 아니라 윤리·환경 등 재무 외적인 성과를 고려하는 기업만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 신한금융의 판단이다.
이를 위해 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고 녹색금융 등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실제로 신한금융은 지난 12월17일 금융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총 500억원 규모의 ‘신한미소금융재단’을 설립해 정부의 미소금융정책에 적극 참여함은 물론 서민 금융지원에 팔을 걷어붙였다.
신한금융그룹은 그동안 쌓아온 금융 노하우와 전문가들의 조언을 접목시켜 금융그룹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2006년부터 서울시, 서울신용보증재단, 사회연대은행과 함께 실직자와 장애인, 여성 가장 등을 대상으로 한 영세 자영업자 창업자금대출 실시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소득층 아동의 자산형성을 위한 정부 지원 사업인 아동발달지원계좌 사업의 계좌 운영을 통해 저소득층 아동의 미래 자립 기반 마련을 위해 기여하고 있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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