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출신 IOC 부위원장, 위원장 출마 접고 올림픽 유치 전념
- 뮌헨, 아디다스와 공식 유치 후원 계약도
- 체육계 “이건희 전 회장에 더 큰 역할 맡겨야”
한국의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전선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한국 체육계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평창의 경쟁상대인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 등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다”며 “한국이 국가적 총력전을 펼치지 않을 경우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럽의 두 도시 가운데 특히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오르고 있는 곳은 독일의 뮌헨이다. 뮌헨은 최근 독일출신인 토마스 바흐 IOC부위원장이 차기 IOC 위원장 선거 출마를 포기하고 뮌헨 동계올림픽 유치에 전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자크로게 IOC위원장으로서는 차기 위원장 선거에서 강력한 경쟁자 한 명이 사라진 셈이다.
이 때문인지 자크 로게 IOC 위원장(67)은 지난해 12월 27일 독일의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뮌헨이) 아주 강하다”며 “독일은 겨울 스포츠 전통이 깊은데다 시설이 훌륭하다”고 호평했다.
이 인터뷰에서 자크 로게 위원장은 “평창이 지난 두 번의 올림픽 유치전에서 아깝게 떨어졌다는 사실이 동정표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IOC 위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몇 번이나 도전했지만 결국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도시 사례는 많다”며 은근히 뮌헨의 손을 들어주는 듯한 발언도 했다.
게다가 지난 1월 7일에는 국제 스포츠계의 큰 손인 독일 아디다스사가 뮌헨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후원하는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미 BMW와 지멘스가 뮌헨 올림픽 스폰서로 나선데 이어 IOC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아디다스의 가세는 뮌헨에게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체육계 관계자들은 “정부를 비롯해 우리 사회 전체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한체육회(KOC)의 한 고위 관계자는 “독일은 IOC부위원장을 포함해 IOC 위원만 3명이다. 최근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복귀해 우리도 선수위원까지 2명의 IOC위원을 갖게 됐지만 아직 뮌헨이 한발 앞서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체육계 뿐만 아니라 정부와 재계 등 민․관이 협력해서 전략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도시는 2011년 2월경 조사평가위원회 현지실사를 거쳐 2011년 7월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이와 관련 체육계와 재계 일각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이유로 지난해 사면된 이건희 전 삼성 회장에게 더 큰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KOC의 한 관계자는 “뮌헨에 아디다스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삼성이 있다”며 “삼성은 전 세계에 단 9개밖에 없는 올림픽 파트너다. 해외에서는 ‘이건희=삼성’으로 통하는 만큼 이 전 회장이 좀 더 많은 역할을 맡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고위 인사는 “이 전 회장이 개인 신분으로 유치활동을 하는 것은 제한이 많다”며 “명예회장 등 삼성의 공식직함을 갖고 활동할 경우 한국의 승률을 높이는데 훨씬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삼성은 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동계 올림픽 유치 결정전에 마지막으로 열리는 밴쿠버 IOC총회와 동계 올림픽에서 각종 마케팅 활동을 벌이게 된다”며 “삼성의 마케팅 활동을(올림픽 규정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평창 유치 활동과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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