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지난 18일 배기량 2400㏄의 새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F24 GDi를 출시했다. 지난해 9월 출시한 신형 쏘나타(2000㏄)의 업그레이드 모델이다. 현대차가 이 차량을 출시한 이유는 뭘까. 또 뭐가 달라졌을까. 지난 26일 제주도에서 직접 시승하며 궁금증을 풀어봤다.
◆더 강해진 엔진‥ 스포티한 성능 뽐내
쏘나타 2.4는 디자인, 크기 면에서 2.0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유일한 큰 차이는 엔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세타 직분사(GDi) 엔진※이 탑재됐다. 배기량도 2400㏄로 늘었다. 그만큼 더 강해졌다. 체감 성능은 2400~2700㏄급 그랜저 이상이었다.
이날 제주돌문화공원에서 제주 동쪽 해안길을 따라 해비치호텔까지 가는 한 시간(약 60㎞)의 쏘나타 2.4 시승을 통해 느낀건 2400㏄란 게 믿겨지지 않는 폭발적인 가속력과 급가속, 거친 핸들링 때의 차체 안정성이었다. 쿠페형 디자인에 걸맞는 스포티함을 보여준 것.
이 같은 성능에도 공인 연비는 ℓ당 13.0㎞다. 디자인이 한 몫 했다. 난(蘭)을 형상화한 파격적인 모습도 돋보이지만 연비를 높이기 위한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차체는 물론 사이드미러, 썬루프 등에도 디자이너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다. 물론 엔진의 차이도 있다. 이 차량은 2.0 모델보다 연비가 0.2㎞/ℓ 더 좋다.
제주도의 명소 성산일출봉에서 차량을 잠시 멈췄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과 푸른 바다, 그리고 성산일출봉이 어우러지는 절경에 통쾌함마저 느꼈다. 그 덕분일까. 주차돼 있던 쏘나타도 마치 예술 작품처럼 멋지게 느껴졌다.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서 있는 쏘나타 2.4 시승차량들 모습. (사진=김형욱 기자)
◆단단한 쏘나타 2.4‥ 유연한 캠리 2.5
도로 시승에 앞서 최근 가장 큰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도요타 캠리 2.5와 비교 시승 기회도 가졌다. 코스가 넓지는 않았지만 급가속·급정거·급커브에서의 미세한 차이를 비교할 수 있었다. 물론 시승한 두 차종 모두 같은 조건의 신차였다.
두 차종을 번갈아 가며 수차례 코스를 돌아본 결과 차이는 확연했다. 쏘나타 2.4는 단단하고 캠리 2.5는 유연했다.
쏘나타 2.4는 페달에 곧바로 반응했다.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단단하게 한 덕분이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로 과격한 코너링과 급정거에도 차의 쏠림 현상도 적었다. 단 고성능 타이어(UHP) 때문일까. 급가속과 급커브시 승차감이 다소 딱딱하게 느껴졌다.
캠리 2.5는 유연한 느낌이었다. 패밀리카다웠다. 상대적으로 일반 주행시 승차감이 더 부드럽게 느껴졌다. 다만 가속력이 상대적으로 차이가 났다. 차체 쏠림 현상도 상대적으로 컸다. 사실 새로 개발한 쏘나타 엔진과 5년 전 캠리 엔진(VVT-I)을 비교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동승한 전문 드라이버에게 쏘나타에 대한 평가를 묻자 “쏘나타 2.4를 처음 타보고 가볍지 않은 무게에도 스포티하고 탄탄한 성능을 보여줘 놀랐다. 서스펜션 및 6단 기어의 세팅도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두 차량을 솔직히 비교해 달라는 요구에는 (아쉽게도) “둘 다 좋은 차”라며 직접 비교는 피했다.
비교 시승 코스 앞에 나란히 서 있는 쏘나타 2.4(왼쪽)와 캠리2.5 모습. (사진=김형욱 기자) |
사실 쏘나타 2.4는 현대차의 주력 모델이 아니다. 최소 100만원 이상 저렴한 기존 2.0 모델이 쏘나타 전체 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쿠페 스타일의 디자인에 걸맞는 스포티함을 원하는 운전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멋진 선택이 될 것이다. 어쨌든 파워 면에서는 준대형급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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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분사 엔진은 연비와 출력이 우수해 BMW, 포르쉐, 도요타 등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이 추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자체 개발 직분사 엔진이 탑재됐다. 현대차는 이를 시작으로 i30, 투스카니 후속 차종에도 순차적으로 직분사 엔진을 적용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제주)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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