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하늘은 여성을 돕는 기업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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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7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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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킨지쿼털리, "개도국 여성에 대한 사회적 투자 기업 이익 높여"

'하늘은 여성을 돕는 기업을 돕는다.' 세계적인 경영저널 맥킨지쿼털리는 최근호에서 개발도상국 여성들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투자는 기업의 이익으로 환원된다고 지적했다. 개발도상국 여성들의 경제력과 교육수준이 나아지면 인건비가 싼 양질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맥킨지는 교육수준이 높고 소득이 있는 여성은 기업 성장에 강력한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은 가족들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 남성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22개국 여성 1만5000명과 남성 5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도 이를 방증한다. 조사 결과 여성은 전 세계 소비재시장에서 매년 70%에 달하는 구매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인도시장을 합한 것보다 큰 규모다.

또 다른 조사 결과는 여성의 잠재력이 제한되면 한 지역의 경제성장도 둔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남아시아와 동아시아는 여성의 교육수준과 여성 고용률의 격차로 인해 GDP 규모가 1.6%포인트나 차이났다.

그러나 맥킨지가 지난해 전 세계 기업 2245명의 고위 임원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바로는 기업들은 여전히 여성의 경제력 신장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다. 개도국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한 사회적 투자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임원은 19%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83%가 개발도상국의 경제 성장이 향후 10년간 기업 성과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답한 것과 모순된다.

반면 개도국 여성들의 경제력 신장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소수의 기업들은 적잖은 과실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 가운데 34%는 이미 수익이 늘었다고 답했고 38% 이상은 향후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개도국 여성을 돕고 있는 기업이 얻는 건 금전적 수익에서 그치지 않는다. 일례로 여성의 문맹퇴치에 나선 기업들은 여성 인력을 활용해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광업회사인 앵글로아메리칸은 직원들의 부양가족에게 에이즈백신을 공급, 직원들의 사기와 회사 충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에이즈에 걸린 가족들을 돌보느라 결근을 일삼던 직원들은 일에 집중할 수 있었고 직원들의 근속기간도 길어졌다. 물론 에이즈백신 혜택을 본 부양가족의 대부분은 여성과 아이들이다.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의 인도법인인 힌두스탄레버가 200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샤크티(Shakti)프로그램은 매출신장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샤크티는 인도 시골지역에 사는 여성들에게 마이크로크레딧을 제공, 이들을 직접판매 사원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샤크티 여전사들은 현지 법인 본사 차원에서 접근할 수 없는 시골지역에서 상당한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2008년 말 현재 샤크티 네트워크는 인도 전역 10만개 마을, 300만 가정으로 뻗쳐있다. 이를 관리하는 여성 판매 사원만 4만5000명에 달한다.

개도국 여성에 대한 사회적 투자는 기업에 장기적인 보상을 안겨주기도 한다. 브랜드이미지가 긍정적으로 뿌리내려 투자 혜택을 누린 여성뿐 아니라 고소득층도 해당 기업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최근 인도에서 국제네트볼연맹(IFNA)과 함께 시작한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가계소득이 하루 2 달러 이하인 가정의 14~16세 여자아이들을 상대로 스포츠를 통해 생활력과 자긍심을 키워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 프로그램은 인도 사회에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각인시키고 있다.

맥킨지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투자는 일시적인 프로그램보다는 장기적으로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갓 태어난 아기 때부터 소녀를 거쳐 여인으로 살아가는 평생 동안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백신과 교육, 고용 등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여성이 재정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맥킨지는 비정부기구(NGO)와 이해관계가 맞는 다른 기업과 연계하면 상당한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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