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 간 한화는 하이닉스, 대우건설, 푸르덴셜투자증권 등 굵직굵직한 M&A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실제 한화가 인수 계획을 인정한 사례는 한화증권의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계획, 단 1건에 불과하다.
문제는 그로 인해 그룹과 계열사 주가가 크게 출렁인다는 것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하이닉스반도체에 대한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전일 한화 주가가 하이닉스를 인수한다는 루머에 장중 7%까지 떨어져 결국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한 것이다.
똑같은 하이닉스 인수설에 벌써 두 번이나 당한 셈이다. 2008년에도 한화는 하이닉스 인수설의 당사자로 지목된 바 있다. 때문에 그해 4월 초 6만1000원을 웃돌던 한화 주가는 17일 돌연 5만6000원으로 급락했다.
한화를 괴롭힌 건 비단 하이닉스만이 아니다. 지난해 9월 9일 한화그룹은 대우건설 M&A설에 홍역을 치렀다. 한화그룹은 당일 대우건설 인수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밝히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떨어질대로 떨어진 주가는 좀처럼 되돌아오지 못했다.
한화는 이미 도급순위 10위권의 종합건설사인 한화건설을 보유하고 있어 굳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증권업계의 시각도 루머 앞에선 무기력했다. 결국 이날 한화와 한화석유화학은 각각 8.4%, 6.9% 급락한 채로 장을 마감했다.
게다가 올 들어선 루머도 보다 구체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수의지 유무를 넘어 인수 자금 조달 방법까지 거론되는 것. 지난달 12일 한화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의지를 밝혔음에도 주가가 7% 넘게 떨어진 것은 그래서다. 그날 증권가엔 한화증권이 푸르덴셜투자증권 인수를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사모투자펀드(PEF)를 조성할 것이란 당초 계획 대신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문이 함께 돌았다.
이에 증권가 일각에선 누군가 악의적 루머를 양산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대한생명 상장을 앞두고 대한생명을 보유한 한화그룹의 가치가 재평가되는 시점에서 누군가 악의적 루머를 양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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