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황금주파수 독점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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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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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3일 '황금주파수'로 불리는 800∼900메가헤르쯔(MHz)의 저대역 주파수를 SK텔레콤을 제외한 사업자에게 할당키로 함에 따라 SK텔레콤의 저주파수 독점시대가 29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반면 SK텔레콤은 총 50MHz폭의 800MHz 대역 주파수 중 20MHz폭을 반납하게 돼 후발사업자들에 추격의 기회를 내주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이 대역에서 30MHz 폭의 주파수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추가로 2.1GHz 대역 확보를 통해 무선데이터 활성화에 대응할 수 있게 돼 3세대(G) 이동통신 가입자 확대에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할당되는 주파수 및 대역폭은 800/900MHz대역에서 각 20MHz 등 총 40MHz폭, 2.1GHz대역에서 20MHz폭 등 총 60MHz다.

800/900MHz 대역은 저주파수 대역에서의 공정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이미 이 대역의 주파수를 보유한 SK텔레콤을 제외한 사업자에게 할당되며 2.1GHz 대역은 3G 가입자 증가에 대비해 기존 사업자에게 할당된다.

현재 주파수 할당을 원하는 곳은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기존 통신사업자 외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결국 800/900MHz 대역의 40MHz폭의 주파수는 KT와 LG텔레콤이 나눠 가지고, 2.1GHz 대역의 20MHz폭의 주파수는 SK텔레콤에게 할당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윤현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통신 3사 외 주파수 할당을 원하는 사업자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는 없다. 통신은 기반사업이고 신규사업자가 들어오기 어려운 여건이다. 경쟁이 치열해서 어지간한 자금력으로는 들어오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파수의 이용기간은 800/900MHz 대역의 경우 2011년 7월부터 10년으로 설정되고, 2.1GHz 대역은 기존 2.1GHz 대역의 이용기간 만료일(2016년 12월 3일)까지 약 6년 반이 부여된다.

주파수 할당대가는 전파법시행령 제14조의 산정기준에 따라 주파수 이용기간 예상매출액의 1.4%와 실제매출액의 1.6%를 부과하게 되는데 방통위 추정에 따르면 총 할당대가 규모는 1조2천865억∼1조3천727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주파수를 할당받는 사업자는 망 구축의무를 부여받게 되는데, 동일대역의 기존 전국사업자의 평균 기지국 수를 기준으로 3년 이내 15%, 5년 이내 30% 이상의 망 구축계획을 방통위에 제시하고 매년도 이행실적 역시 다음해 4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망 구축 이행실적을 점검한 결과 사업자들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경우 주파수 할당 취소, 이용기간 단축 등의 제재가 내려진다.

박 기획관은 "망구축 의무 미이행에 대한 제재는 이번에 처음으로 도입됐는데 이미 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망 할당 이후 지역이나 인구 커버리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파수 할당계획안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이달 중 방통위 전체회의 의결로 최종 확정돼 공고된다.

주파수 할당을 원하는 사업자는 할당 공고일로부터 1개월 내 신청해야 하며, 방통위는 심사를 거쳐 대상 사업자를 선정하는데 4월 정도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파수 할당이 실시되면 그동안 황금주파수로 불렸던 저주파수 대역에서의 SK텔레콤의 독점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된다.

SK텔레콤은 800MHz 대역을 KT의 자회사였던 한국이동통신 서비스를 인수한 1984년부터 독점으로 사용해왔다. 특히 같은 800MHz 대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던 신세기통신을 합병하면서 SK텔레콤은 총 50MHz 폭의 800MHz 대역 주파수를 확보해 이동통신 1위 사업자 자리를 유지해왔다.

800/900MHz의 저대역 주파수는 KT(구 KTF)나 LG텔레콤이 사용하고 있는 고주파수(1.8GHz)와 달리 전파 굴절이나 회절도가 높아 수신감도가 뛰어나고 기지국을 적게 세워도 된다.

박 기획관은 "연구사례에 따르면 800/900MHz 대비 2.1MHz의 운영비가 30% 이상 더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KT와 LG텔레콤이 망 투자에 더 많은 돈을 쓰고도 오랫동안 통화품질이 떨어진다는 얘기를 들어온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2G가 아닌 3G의 경우 SK텔레콤과 KT 모두 2.1GHz 대역을 쓰기 때문에 통화품질 등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아직 SK텔레콤은 800MHz 대역의 주파수를 통해 1천만명에 이르는 충성도 높은 2G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일단 KT와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후발사업자들은 방통위의 이번 주파수 할당계획을 반기면서 저대역 주파수 확보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우수한 저대역 주파수 독점으로 인해 왜곡된 국내 이통시장의 경쟁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향후 스마트폰 보급 확산에 따른 무선인터넷 활성화 및 관련 산업의 성장, 네트워크 고도화, 소비자 편익 제고 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파수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통합 LG텔레콤은 방통위의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사업계획서 등을 준비해서 저주파수 확보에 만전을 기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단 주파수 활용과 관련해서는 KT가 가장 유리한 입장에 놓여있다는 분석이다.

KT는 800/900MHz 황금주파수를 할당받아 3G용은 물론, 와이브로 투자와 병행할 경우 신규 전송방식인 OFDMA를 채택해 3.9세대 정도의 기술인 와이브로나 LTE를 모두 추진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독점했던 저대역 황금주파수를 뺏겨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할 입장에 놓였다.

SK텔레콤은 2.1GHz 추가 주파수를 할당받아 WCDMA 용량 부족에 대처할 계획인데, 3.5세대 기술인 HSPA+ 투자를 확대해 무선데이터 용량 확대 등에 나설 계획이다.

3세대 대역이 없던 LG텔레콤은 당초 저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아 바로 3.9세대 와이브로나 LTE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정부 승인이라는 절차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

정부가 비 와이브로 사업자인 LG텔레콤의 경우 기존대역에서 주파수가 부족할 경우에만 OFDMA 등 신규 전송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현재 LG텔레콤은 20MHz 대역폭의 7개 채널 중 4개를 음성에, 1개를 데이터에 사용하고 있다"면서 "2개 채널에 여유가 있지만 앞으로의 활용 계획 등을 제시하면 OFDMA 전송방식에 따른 와이브로나 LTE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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