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급증에 개미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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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4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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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도입 이후 한국거래소가 부실 기업 가려내기에 집중하면서 시장에서 퇴출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덕분에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종목은 급격히 줄었지만 급작스런 퇴출로 인해 소액투자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하루사이 코스닥시장 3개사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대상종목은 신지소프트와 모젬 그리고 아가방. 신지소프트는 시가총액 40억원 미달, 모젬은 최근 3년간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이 그 이유다. 아가방앤컴퍼니는 자금팀장이 56억원을 횡령한 것이 문제가 됐다.

상장폐지 실질심사는 ▲매출의 지속 가능성 ▲재무적 부실 ▲경영진의 횡령ㆍ배임 여부 ▲회계처리 불투명성 ▲불성실 공시 등을 주로 조사한다. 

   
 
<자료: 한국거래소>

이처럼 거래소가 옥석 골라내기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올해까지 심사대상 60개사 가운데 26개 부실기업을 상장폐지 시켰다.

또, 심사 결과 퇴출된 기업을 포함해 전체 상장폐지 된 기업은 모두 65개사로 전년 23개사의 무려 3배에 육박한다. 

그러나 급작스런 상장폐지로 인한 급작스런 퇴출로 인해 소액투자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감사의견 거절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한국기술산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코스피200 구성 종목내 시가총액 순위가 140위 내외였던 기업인 이 회사는 지난달 22일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이 회사는 지난 3일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거래소에 제출, 오는 24일 상장위원회를 거쳐 최종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문제는 소액투자자들이다. 시가총액이 1969억원에 달하는데다 소액주주의 지분이 87%에 육박해 퇴출이 확정될 경우 3만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 한국기술산업에 투자한 소액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떻게 '투자유의' 조치 한번 없이 하루아침에 상폐 절차에 들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 항의의 핵심. 

이 탓에 부실기업 퇴출에 의욕을 보여온 거래소만 난감한 상황이다. 

거래소 측은 "‘주가급등 또는 급락이나 거래량 변동’ 등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선 투자경고나 주의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통상적으로 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이 거절된 경우엔 즉시 상폐조치에 돌입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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