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에서 최근 발표한 ‘은퇴와 가계 소비간 관계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은퇴 후에 가계 소비가 9.3% 감소하는 걸로 조사됐다.
소비 항목별로 살펴보면 차량 유지비가 가장 감소폭이 커서 20.7%나 기존 지출에서 줄었다. 다음으로 피복비, 대중교통비, 통신비, 생필품 등을 구입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인 기타 소비 항목이 14.1% 감소됐다.
이어서 교육비가 11.8%, 의료비가 6.7%가 줄었다. 은퇴 후에 노령화로 의료비가 더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감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다른 항목으로 2006년을 기준으로 은퇴 세대에 대한 통계를 발표했는데 평균 금융 자산은 2211만원이었고 부동산 자산이 1억7059만원, 대출 등의 부채가 1248만원, 연간 소득이 2077만원으로 나왔다.
일단 은퇴를 하게 되면 출퇴근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면서 자연히 차량 관련 지출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할 것이지만 실제 자료는 달랐다.
30년 정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승진이나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통해 점점 월 평균 수입이 늘어나면서 월 평균 수입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보통 은퇴하기 마련. 대부분의 은퇴자들이 소비를 줄이는 통계에 적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은퇴 이후에도 전과 비교해서 소비의 감소가 없게 할 수는 없을까?
충분히 준비만 한다면 거의 은퇴 전 수준의 소비 생활을 유지하면서 남들보다 풍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59세로 공기업에서 은퇴한 K씨는 마포의 세대수가 꽤 많은 오피스텔의 지하에서 깔끔하고 아담한 스파게티집을 차렸다.
정갈한 분위기에 깔끔한 맛이 거주자들에게 입소문이 나서 개업 1년 만에 초기 투자 금액의 대부분을 회수하고 현재는 예전 기업체에서 근무할 때 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물론 남들보다 훨씬 부지런해야 하고 사람을 부리느라 스트레스도 있지만 자신의 일을 한다는 즐거움이 쏠쏠하다고 한다.
많은 현직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도 K씨처럼 은퇴 이후에 오히려 현재의 수입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벌어들일 수 있는 체력과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 방법에는 K씨처럼 사업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있고 임대 소득이나 연금이나 금융 소득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은퇴 이후에 건강만 허락한다면 하나의 수입에 목메어서 집중하기 보다는 두세 개의 소득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 등의 여건이 될 수 있다.
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다양한 수익 창출에 대한 준비를 한다면 충분히 여유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에는 물가 상승률이나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어서 점점 줄여야 할 소비 금액이나 항목이 늘어날 것이다.
과연 나는 은퇴를 하자마자 차량 유지비를 몇 퍼센트나 줄여야 하는지 먼저 생각해 보는 것도 노후 생활을 준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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