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핵으로 떠오른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과정에서 대형은행은 물론 지방은행간 합종연횡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을 민영화하기 위해 산하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분리 매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보는 우리금융을 민영화하기 위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계열 분리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매각가격이 6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매각 작업이 원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지방은행 등 일부 계열사를 분리하는 등 다이어트 작업을 통해 매각을 원활히 한다는 계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우리금융을 인수할 만한 곳은 외국계 투자자본이나 산업자본 밖에 없다"며 "우리금융을 매각하려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계열분리하는 등 덩치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금융이 KB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와 합병할 경우에도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한 울타리에 둘 만한 이유가 없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서 지방은행 간 '합종연횡'이 활발할 전망이다.
특히 경남은행은 인근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일찌감치 점찍어 두고 있어 벌써부터 M&A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경남은행은 지난해 193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방은행 중에서 부산은행(2451억원)에 이어 2번째를 기록했다. 또 예보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맺은 우리금융의 계열사라 자본 건전성과 경영 투명성이 높다.
같은 지역에서 영업하고 있는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에게 있어서는 구미가 당기는 인수 대상인 셈이다.
대구은행으로서는 경남은행을 인수해 경북은 물론 부산ㆍ경남권 경쟁에 뛰어들 기초를 다질 수 있다.
부산은행은 기반 지역 장악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특히 부산은행은 오는 2011년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경남은행을 끌어들일 경우 은행 규모를 50조원으로 확대해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다만 현재 경남은행의 예상 매각가격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인수자의 부담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광주은행은 전북은행이나 저축은행 등과의 합병, 독자행보 등의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광주은행은 전북은행 등 지방은행 연합체에 포함되거나 저축은행과 합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자본력에서 광주은행을 인수할 여력을 가진 곳은 많다"고 말했다.
현재 전남지역에는 지방은행이 없고 유일한 경쟁 상대인 전북은행은 자산 규모가 7조2521억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전북은행이 광주은행을 인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합병이나, 독자행보를 통한 경쟁구도 형성의 가능성이 높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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