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필자의 재테크 강의 내용 중에는 ‘단순화’ ’심플’ ’다이어트’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분산 투자’나 ‘선택과 집중’이라는 표현도 자주 언급된다.
최근 재테크를 단순하게 하고 다이어트하라고 강조하게 된 것은 많은 사람들과의 상담을 통해서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네..그래서 현재 가입하신 펀드가 대략 몇 개나 되시고 이름들은 어떻게 되시나요?”
“글쎄요..XX증권회사에서 8개, OO증권회사에서 3개, △△은행에서 3개 정도 가입했나? 아마 그럴거예요..이름은 거의 모르는데요?”
“아니..왜 그렇게 나눠서 가입을 하셨나요? 무슨 이유라도 있으세요? 너무 분산 투자를 잘 하시려다가 그렇게 하신 건 아니시죠?”
“네..원래 XX증권회사는 친한 직원이 있어서요...그 직원 말 듣고 가입했고 OO증권회사에서는 지점 개설했다고 기념품 준다고 해서… △△은행에서 가입한 것은 친구 따라갔다가 했는데요”
최근에 어떤 주부와 상담을 하면서 오고 간 대화 내용이다.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의 글로벌 금융 위기와 동유럽 사태, 두바이에 이은 최근의 남유럽 사태까지 투자시장의 급변기에 살고 있다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마치 알프스 소녀 하이디 같이 순수하고 풋풋하게 투자를 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
물론 재테크나 투자의 가장 기본은 분산 투자다. 하지만 오해해서는 안 되는 것이 ‘분산 투자’나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라는 표현이다. 단순히 여러 가지의 상품에 나눠서 가입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재테크 포탈 사이트의 투자 상담 코너에 들어가면 많은 네티즌들이 자신의 투자 상황에 대해 고민을 나누고 있다.
내용을 가만히 살펴보면 가입 시점부터 차분하게 상품에 대해 분석하고 적정 가입 타이밍을 확인하고 위험 요소를 인지한 상태에서 가입한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투자 실패 사례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덜컥 가입을 한 경우다. 오죽하면 흔히 재테크나 투자에 있어서 가장 최대의 적은 바로 ‘아는 사람’이라고 하겠는가?
펀드는 5개 이상 가입해서 운용할 필요가 없다. 그 이상 운용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국내외 경제와 주식시장의 동향 및 원자재 시장을 장악한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다이어트하는 셈치고 심플하게 국내 주식형 펀드 하나와 해외 펀드로 이머징 마켓(요즘에는 미국이나 서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 투자는 수익률 기대가 낮다)에 투자하는 펀드 그리고 달러 가치의 중장기적인 하락세를 겨냥하고 중국과 인도의 경제 성장을 감안해서 원자재 펀드로 하나만 가입해서 운용하면 된다.
ELS나 ETF 등의 어느 정도 틈새 상품들이 있겠지만 일단 너무 많은 펀드 상품을 운용하는 것은 반대한다.
이사할 때 책장을 정리하고 옷장을 정리하듯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보자. 중복 투자가 되고 있는 부분이 없는지를 살펴보고 같은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투자는 없는지를 살펴보자.
과감한 투자 다이어트를 통해서만 선택과 집중의 분산투자 내에서의 또 하나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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