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이통사 현금마케팅 정말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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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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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계 CEO "과당경쟁 자제…기술개발 투자"

   
 
 
통신사들이 과도한 보조금 지급과 경품 마케팅 등 과당 경쟁 자제를 약속했다.

소모적 마케팅비에 사용되는 자금을 연구개발(R&D)과 투자 등으로 전환한다는 것이지만 이번 합의가 또 다시 공염불에 그칠 수도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석채 KT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 등 통신업계 대표는 지난 5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서 ‘통신시장의 건전한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하고 콘텐츠와 기술개발 등에 투자하는데 합의했다.

방통위는 마케팅비 총액 및 과도한 마케팅 행위 규제를 주요 골자로 하는 ‘마케팅비 준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매 분기별로 이행 상황을 점검해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이달 중 전담반을 구성해 위반시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책임을 지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마케팅비 총액과 관련해서는 유ㆍ무선 분야를 구분해 각각 매출액 대비 20% 수준을 가이드라인으로 정했다.

신용섭 방통위 통신정책국장은 “앞으로 검증을 통해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지출하는 사업자에게는 과징금 부과, 영업정지 등의 불이익을 가하겠다”며 “가이드라인이지만 사회적 압력, 정부의 정책적 수단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정부의 방침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방통위가 적극적인 제재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불법행위가 3회 이상 적발되면 CEO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덤핑이나 부당경쟁, 현금 마케팅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글로벌 통신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지 않으면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1년 치 마케팅 비용을 산정하고 이를 실질적으로 방통위가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철 LG텔레콤 부회장도 “보조금 문제는 13년된 고질적인 문제”라며 “적당한 테두리에서는 안되고 신사협정이 아닌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최시중 위원장은 “통신사들은 협약을 깨는 것은 벌칙이 없었기 때문이라는데 공감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약속 했다”며 “임기 내에 가능한 모든 방법들을 동원해 적어도 이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CEO들의 약속은 지속적으로 반복해온 진흙탕 싸움을 뿌리 뽑겠다는 것이지만 실제 실천에 옮겨질 지가 문제다.

통신사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여 과당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에도 통신사 CEO들은 과열 마케팅 자제를 선언했지만 서로 다른 보조금 인하폭을 놓고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경쟁사를 헐뜯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도 신년을 맞아 통신 3사 대표들이 모여 신사협정을 맺었지만 보름도 지나지 않아 경쟁사 마케팅 비용이 과도하다며 방통위에 신고를 하겠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당 경쟁을 그만하자는 약속은 해마다 지속되는 이벤트가 됐다”며 “통신사들이 서로를 신뢰하지 않고 눈치작전을 계속 펼치는 한 단기간에 약속이 지켜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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