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금호타이어, 파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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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08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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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9일 파업찬반 투표… 극적 타결 가능성도

갈 길 바쁜 금호타이어에 제동이 걸렸다. 자칫하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시기를 놓쳐 ‘고사’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8~9일 조합원에게 파업 찬반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지난주 사측의 구조조정 강행이라는 ‘강수’에 대응한 조치다. 이 결과는 9일 밤늦게 나올 전망이다.

사측은 최종 협상이 결렬된 지난주 1199명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강행하고, 이를 해당 직원에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

채권단 측의 긴급자금 지원 조건인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당초 100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 조건으로 사측의 구조조정 방안과 함께 노조의 동의서를 요구한 바 있다.

사측 관계자는 “원자재 구입 비용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현재 재고 비축분은 3월이면 바닥날 것”이라며 심각한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노조의 입장도 강경하다. 기업 부실 사태의 책임은 사측의 방만한 경영과 정부·채권단의 방관 탓이라는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의 희생만을 강요하지 않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에 대해 노조 동의서 없인 자금을 지원할 수 없다는 뜻을 재차 확인했다.

산은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은 잘 알지만) 인력 구조조정은 워크아웃의 첫 단추”라며 “워크아웃은 빠를수록 좋은데 지금 상황만 보면 스스로 부도를 자초할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편 노사 대치가 길어지며 지난해 쌍용차와 같이 정치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5일 논평을 통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노조 때문에 채권단 자금 지원이 막혔다”는 언급에 대해 ‘협박’이라며 강경 대응할 뜻을 내비쳤다.

단 극적 타결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 노조원들이 쉽사리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들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해 파업을 강행하고도 사측 요구를 대부분 따라가 내부 비판에 직면했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조합원들도 3개월째 임금이 중단되며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어 쉽사리 ‘파업’할 수 없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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