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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그림자에서 전면으로 부상하는 윤증현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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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0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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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교 무상급식·세종시 정국 잇따른 비판…입법 견제하나?

취임 2년째를 넘긴 경제수장의 발언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클럽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다시한번 힘있게 피력했다. 4-5% 성장전망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말할 때는 단호함마저 엿보였다. 외풍이 경제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외신들의 우려섞인 전망을 보란듯이 일축한 것.

앞서 지난주 말 국내 중견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토론회에 나와서도 일부 지자체의 초등학교 무상급식 추진 움직임 및 세종시 정국을 '포퓰리즘'이라는 용어를 등장시키며까지 강도 높게 비난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취임이후 가급적 말을 아껴와 '그림자 수장'이라는 수식어까지 나오기도 할 만큼 정적이었지만 잇따른 강성 발언은  이를 무색케 하고 있다. 혹자는 경제우선이라는 현 정부의 기치를 발판으로 사실상의 부총리급으로서의 위상 강화를 도모하려는 포석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금융위기 한파가 세계경제를 강타하던 지난해로 거슬러 갈 경우와 대비된다. 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끝자락 열린 기자단 송년회 자리. 한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긴 했지만 "부총리가 아니라서…"라며 중얼거리던 이면에는 어딘 지 모를 어두움이 배여 있었다.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영리 의료법인 추진이 주무부처의 반발로 어려움에 봉착할 때는 경제부처 수장으로서의 면모가 구겨졌다.

녹색성장정책 주무부처 선정을 놓고는 환경부와 지식경제부 등 실물부처와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로 보여 경제 수장부처로서의 재정부의 지위마저 의심케 했다. 불과 일주일 전 '납세자의 날 '행사에 나와 거의 매일 노심초사로 지내야 했던 취임 당시를 털어놓을 때 조차도 별반 변화의 기미는 없었다. 그러나 최근 윤 장관의 변모는 '단호한 발언' '투쟁적 행보'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돌이켜 보면 변화의 기운이 읽힐 만한 일들이 있었다. 지난 2월 폐막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말미에 중소기업고용세액공제(이하 고용세액공제) 등 세법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았음을 뒤늦게 확인한 윤 장관의 입은 떨리기까지 했다. 그는 "어째서 '중소기업고용세액공제' 등 조세특례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았는가"라며 서병수 위원장을 비롯한 기획재정위원들을 향해 울분을 털어 놓았다. 당시 재정위 목소리를 대변하던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 등이 깜짝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이종구 의원(한)이 상정을 거들러 감정양상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지만 현장을 지키던 주변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던 순간이다.

취임 이후 일부 설화(舌話)로 곤궁에 처한적이 있었지만 강만수 전 장관(현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에 비해 여야 의원들과의 충돌이 비교적 적었던 터라 놀라움은 더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조사감독권 부여를 골자로 한 개정안 상정의 형평성 논쟁을 놓고 서병수 기획재정위원장과 벌인 설전장면에서는 마치 지난 정부 금융감독위원장(현 금융위원장) 재직 시절의 카리스마를 연상시켰다. 결국 1인당 300만원 한도로 주어지는 중기고용세액공제 혜택은 정부 입법안으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이달 1일부터 소급시행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행보는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당장 소관 상임위가 입법부의 심의를 받지 않는 정부 시행령 이하 입법권을 견제할 움직임이어서 경제수장으로서의 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지켜볼 대목이다.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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