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널뛰는 공시이율 '당국 눈치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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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08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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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이 지난달 최고 0.4%포인트까지 인상했던 공시이율을 이달 들어 슬그머니 내렸다.

업계는 시중금리 흐름에 맞춰 공시이율을 낮췄다고 설명하지만 보험사 간의 지나친 금리 경쟁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은 3월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을 일제히 인하했다.

삼성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연 5.1%에서 5.0%로 0.1%포인트 인하했으며 교보생명은 5.2%에서 5.0%로 0.2%포인트 내렸다.

손보사의 경우 현대해상과 동부화재가 0.1%포인트 인하한 5.5%와 5.4%로 공시했고, 메리츠화재는 5.8%에서 5.6%로 0.2%포인트 인하했다.

롯데손보는 0.1%포인트 낮춘 5.4%로, 그린손보는 0.2%포인트 인하한 5.5%로 각각 공시했다. 반면 한화손보는 5.3%에서 5.4%로 0.1%포인트 올렸다.

업계가 공시이율을 인하한 것은 금융당국의 권고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공시이율 체계가 변경된 후 이전 가입자와 신규 가입자 간의 금리 차가 커졌다"며 "이에 금융감독원이 가입자들의 형평성을 고려해 금리를 조정하라고 권고했다"고 전했다.

보험사 간의 방카슈랑스 판매 경쟁이 붙으면서 금리가 지나치게 높아지자 금융당국이 조절에 나섰다는 것이다.

지난달 보험사들이 연초 실적 확대를 위해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을 크게 올리자 금융당국은 지나친 금리 인상이 재무건전성 악화와 가입자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등 판매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보험사들이 금리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가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내년 의무 도입되는 위험기준 자기자본(RBC) 제도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시이율에 따라 기존 가입자와 신규 가입자의 보험금 규모 및 보험료 수준이 결정된다"며 "보험사들이 단기 실적에 연연해 공시이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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