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에 확정금리를 지급하는 저축성보험 상품이 등장했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고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반갑지만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LIG손해보험은 지난달 5일부터 연 5.6%의 금리를 가입 후 1년간 보장하는 '매직파워플러스저축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적용 금리가 새로 산정된다.
LIG손보 관계자는 "가입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새로운 금리 산정 체계를 도입한 상품"이라며 "은행 예·적금에 비해 금리 경쟁력이 높아 기존 방카슈랑스 상품보다 판매 실적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동부화재도 올 들어 1년간 5.6%의 금리를 보장하는 '비즈니스플러스보험'을 3개월 동안 한시 판매 중이다.
다른 손보사들은 아직까지 유사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확정금리형 상품이 업계의 금리 경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손보사 한 두 곳이 추가로 확정금리형 상품을 출시한다면 따라갈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다만 금리 경쟁이 격화될까 우려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은행 수신상품도 1~3년 동안 확정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보험사 금리가 은행 수신 금리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금리 리스크를 감안하면 확정형보다 연동형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향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인다면 보험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단기로 운용되는 은행보다 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5.6% 수준이라면 생보사 저축성보험에 비해 최고 0.6%포인트 가량 높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상품 운용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쉽지 않다"며 "확정금리형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되면 보유 위험에 상당하는 추가 자본을 쌓도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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