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남성의 심리를 겨냥한 감성적인 브랜드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약품 성분이나 질환 등 어려운 네이밍이 아닌 제품의 상징과 의미를 내세운 스토리텔링 식 네이밍이 많아지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돼 화제를 모은 경구용 조루치료제 '프릴리지 (Priligy)'는 프리빌리지(Privilege)라는 영어 단어에서 유래됐다. 프리빌리지는 특권이라는 뜻도 있지만 선거권처럼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를 뜻하기도 한다.
귀족의 특권이었던 선거권이 시민혁명 이후 누구나가 가지는 권리가 된 것과 같이 조루환자들에게는 특권으로 보였던 '누구나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권리'를 프릴리지를 통해 모두에게 되돌려주자는 염원이 담긴 이름이다.
지난 10년간 발기부전치료제의 대표자로 군림하고 있는 '비아그라(Viagra)'는 화이자제약에 근무하는 필리핀계 미국인이 제안했다. 필리핀 토속어인 타갈로그어 '바이그'(고환)의 복수형인 '비아그라'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정력이 왕성한'이란 뜻의 영어 단어 'Vigorous'와 나이애가라폭포의 'Niagara'의 합성어라는 일부 해석도 있다. 거센 물줄기를 쏟아내는 나이애가라 폭포의 힘은 남자들의 이상이기 때문이다.
토종 발기부전제인 '자이데나(Zydena)'는 '연인의, 결혼의'라는 뜻의 라틴어인 'Zygius'와 '해결사'라는 뜻의 'Denodo'가 합쳐진 조어로 중년, 갱년기 부부의 성생활 문제의 해결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 자이데나의 성분명인 유데나필의 '데나'에 잘 된다는 의미인 '잘'이라는 글자를 합쳐 '자~알 되나, 자 이제 되나'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들이 과거에 비해 질환 치료에 적극적이고 정보 수집 능력도 높아져 제약제품의 네이밍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남성 성 질환 관련 의약품의 경우 남성의 자존심과도 높은 연관이 있어 환자의 심리적 기대효과를 반영한 스토리텔링적 브랜드명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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