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금액이 올들어 누적 기준으로 4조원에 육박했다. 박스권 등락이 이어지고 있는 코스피 지수가 외인 매수세에 힘입어 추가 상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3조8830억원으로 4조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외국인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지난 11일 하루를 제외하고 12일째 줄곧 매수 우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매입 규모만 1조3494억원에 달한다. 전일에는 6606억원을 매입해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하루 최대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같은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기조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남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악재들이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더 이어지면서 유동성 장세가 재현될 수 있는 우호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은 것도 호재로 분석된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의 유동성 확대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는 신흥시장에 대한 선호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국내 증시에서도 "당분간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MSCI 선진지수 편입 가능성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국내와 미국의 저금리 기조 유지 가능성을 비롯해 금융시장 자금조달 환경 개선 등은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서용희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수세가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재정위기와 긴축우려의 완화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글로벌 증시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며 "외국인 매수세의 지속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부 외국인들이 단기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때 외국인 외에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우리 증시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승재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전날 외국인의 주식 매수 중 2000억원 정도의 규모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를 통해 유입됐고, 이는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매도 우위를 보이고 시장베이시스가 하락할 때 매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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