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 대도약)튼튼한 허리가 국가경제 좌우한다...글로벌 중견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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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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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제에 허리역할을 해야 할 중견기업들이 지금 너무 부실한 상태입니다.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들이 튼실해야 하는데 말이죠." (A건설사 대표) 

국가 건설산업의 버팀목이 돼야 할 중견건설사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당장 내일을 예상하기 조차 힘든 회사들이 대부분으로, 건설경기 침체의 골을 깊게 하고 있다.

국가경제가 살기 위해서는 중견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화를 앞당겨야 한다. 하지만 여건상 중견기업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건설업계 개편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화..오히려 발목잡아

현재 국내 중견건설업계는 고사직전에 놓여있다. 특히 해외시장에 발을 들여놨던 건설사들은 2년전부터 발을 빼기 시작했고, 일부 건설사는 해외시장이 발목을 잡아 부도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중견기업의 글로벌화를 앞당긴다는 정부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2020년 이후 해외시장 중 건설산업이 가장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경우 마구잡이로 뛰어들었다가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강화 등으로 철수하는 국내 건설사가 늘고 있다.

A기업은 합자법인 형태로 중국에 주택사업을 시도했으나 사업초기 각종 법규에 묶여 제대로 추진도 못해보고 기초투자비용만 날리고 사업을 접었다.

B사의 경우 카자흐스탄에 아파트 사업을 진행했으나 계약률이 저조해 경영악화 상태에 빠져야했다. C사의 경우 리비아에서 수주해온 대규모 신도시 사업이 보증을 받지 못해 회사 자금난은 물론, 국가 위신까지 깍아내리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견사의 미국 건설시장 진출도 마찬가지다. 여러 중견건설사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시장을 두드렸으나 대부분 사업을 중단하는 철수하는 아픔을 겪었다.

대부분 국내 아파트 시장에서 벌어들인 이윤을 가지고 무리하게 해외사업까지 손을 뻗친 회사들로 마구잡이 해외진출의 결과다.

이들은 2008년 말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해외사업을 급하게 접었으나 결국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를 맞거나 부도상황에 놓여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지특성이나 법규 등을 제대로 모른 채 무턱대고 뛰어들어 위험을 좌초한 겪"이라고 말했다. 

◇기술경쟁력 갖춘 기업 육성해야

하루하루가 힘든 상황에 놓인 중견건설사들이 살길을 찾기 위해서는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관건이다. 부동산시장은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신규분양물량을 내놔도 미분양으로 남기 일수다.

공공공사의 경우도 최저가낙찰제에 따른 저가출혈경쟁으로 건설사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중견건설사에게 시급한 또다른 부분은 대출부분이다. 중견건설사 주택영업본부장은 "수익성이 있는 유망지역에 사업을 하려해도 금융권이 무조건적으로 대출에 제동을 걸고 있어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중견건설사들의 자구노력과 미래를 대비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건설사들이 자구노력을 전제로 대출만기 1년 연장 등의 혜택을 받아놓고는 아직까지 제대로된 몸집줄이기를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각 회사 오너들이 사재를 출연할 생각이 있는지 부분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같은 중장기프로젝트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주먹구구식 사업추진이 아닌 특정분야에 대한 기술력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우영 연구위원은 "미래 건설상품은 녹색과 IT의 융복합에 의해 창출될 것"이라며 "중견건설사도 문어발식 공사 수주에서 벗어나 특정 분야에 핵심 역량을 갖추고 전문화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사업의 경우 마구잡이식 추진은 지양하되 정부가 대형건설사뿐 아니라 중견건설사들의 진출로도 마련해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협회 구민재 중앙아시아팀장은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사와 달리 자체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우므로 정부가 중견사들의 해외사업을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을 현지 정부와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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