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현대아산 실무자 4명을 비롯해 금강산 관광사업 협력업체인 에머슨퍼시픽ㆍ일연인베스트먼트 등 31개사 직원 44명이 25일 방북한다.
현대아산과 협력업체 직원 48명은 이날 오전 통일부에 방북을 신청, 25일 오전 9시 40분께 강원도 고성의 동해선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출경한다.
현재까지 이들의 북한 일정은 확인된 것이 없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협상 일정이나 주체 등 세부사항은 우리도 통보받은 것이 없다"며 "일단 금강산에 들어가서 북한 관계자를 만나봐야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날 협상에 따라 금강산 관광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관측했다. 현재 중국 여행사들이 다음달 출발을 목표로 개성과 금강산을 포함한 관광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북한관련 전문가는 "2~3년 전에도 북측은 현대아산에 개성관광에 대한 독점권을 준 적이 없다고 현대아산 측을 압박한 적이 있다"며 "이번 방북 결과에 따라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적 지위는 흔들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05년 개성관광 사업자를 롯데관광으로 변경하겠다며 현대아산의 독점적 사업자 지위를 압박한 바 있다. 이에 현대아산은 2000년 북한과 맺은 '7대 사업협력 합의서'에 근거해 개성관광 독점권은 자신들에게 있다고 반박했다.
이같은 양측의 대립은 지난 2007년 10월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해 11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개성관광에 사업권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정부가 △금강산 사건에 대한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 방지책 마련 △신변보장 제도화 등 3대 조건을 내세워 북한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 등 금강산 관광지구 사업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협력업체의 한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이어 "현재로서는 정부 당국도 관광재개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이번 방북이 사실상 (금강산 관광재개를 위한) 마지막 돌파구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강산 지구 내 투자기업은 현대아산을 포함해 한국관광공사와 일연인베스트먼트ㆍ에머슨퍼시픽 등 40여 곳이다. 이들 기업의 총 투자금액은 3598억원에 달한다. 또한 정부 소유 부동산으로는 600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들여 2008년 완공한 이산가족 면회소가 있다.
한편 금강산 관광지구 내 9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관광공사는 직원 4명을 24일 오후 3시 30분께 북한으로 보낼 예정이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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