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봉은사 외압설’이 불거지면서 정치인생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에게 안 원내대표의 ‘외압 발언’을 전한 김영국 거사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명진스님의 말은 모두 사실”이라며 “안 원내대표가 부인을 한다고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 거사는 지난해 11월13일 오전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안 원내대표,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의 식사 자리에 배석, 이 자리에서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 놔두어서 되겠느냐”는 안 원내대표의 말을 듣고 명진 스님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김 거사는 작년 식사회동과 관련 “내가 주선한 자리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며 “(명진스님이 전한)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도 전부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 거사는 명진스님에게 발언을 전달한 배경에 대해 “명진스님에게 이야기를 전달한 것은 종단의 주요한 스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봉은사는 강남의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사찰”이라며 “집권 여당의 고위 간부가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것을 전해드리고 앞으로 스님께서 그런 발언을 조심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차원에서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안 원내대표의 발언이 ‘외압’으로 느껴졌는지에 대해 “ 집권당의 원내대표가 조계종의 최고 어른이신 총무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해야 할 발언이 아니었다”며 “집권당의 대표가 불교계의 대표적인 존경받는 명진스님을 지목해서 ‘좌파’ ‘운동권 스님’이라고 얘기한 것은 자체가 옳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명진스님을 알지도 못한다는 안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명진스님 말씀으로는 과천 연주암에서 선원장으로 계실 때 초파일 행사 등에서 안 원내대표와 자주 만났고, 식사도 함께한 사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안 원내대표는 “봉은사 운영권과 관련한 조계종 종단 내 싸움에 끌려들어간 상황”이라며 “더 휘말리기 싫은 만큼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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