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31.6세, 여 28.7세
경기침체로 결혼을 미루면서 지난해 초혼 연령이 또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09년 혼인통계'에 따르면 남자의 초혼 연령은 31.6세, 여자는 28.7세로 전년보다 각각 0.2세, 0.4세 높아졌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후 지속적인 오름세다.
결혼건수는 줄었다. 지난해 혼인은 31만건으로 전년보다 1만8000건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건수인 조혼인율도 6.2건으로 1970년 이후 가장 낮았다.
김동회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특히 우리나라 초혼의 주류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남자들인데 경제상황이 나빠져 이들이 결혼을 뒤로 미루는 바람에 초혼 연령이 높아졌다"며 "앞으로도 초혼 연령은 계속 상승하고 혼인건수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80년대 초ㆍ중반 출생한 남녀가 결혼을 해야 할 시기인데 당시 출생아 수가 급감했고 상대적으로 여자보다 남자가 더 많아 결혼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결혼을 해야 할 사람의 수도 줄어든 데다 결혼을 꼭 할 필요는 없다는 가치관도 확산돼 결혼이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전히 20대 후반 여성의 혼인율이 74.3%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이 연령대의 혼인건수는 전년보다 11만9000건 급감했다. 동시에 30대 초반 여성의 혼인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의 경우 30대 초반의 혼인율(53.6%)이 가장 높았다. 모든 연령층에서 혼인율이 감소했으나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감소세는 전년보다 둔화됐다.
여자 연상이나 동갑인 부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자 연상 부부는 14.3%, 동갑 부부는 16.1%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남자 연상인 부부는 69.7%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외국인과의 혼인은 3만3000건으로 2005년 이후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체 혼인 중 차지하는 비중은 10.8%였다. 이 중 한국 남자와 외국 여자의 혼인이 2만510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전년보다 10.7% 감소한 수치다. 반면 외국 남자와의 혼인은 100건 늘었다.
외국 여자와 결혼한 한국 남자는 35.2%가 농림어업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비중은 전남 구례군이 32.4%로 가장 높았고 충남 청양군(28.8%), 부여군(25.8%)이 뒤를 이었다. 외국 여자의 국적은 중국ㆍ베트남ㆍ필리핀이 80.6%를 차지했다.
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young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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