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삼성전자 미래 경영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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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4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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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년간 다소 정체를 보였던 삼성전자의 미래사업이 이건희 회장 복귀와 함께 고속질주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회장은 24일 복귀소감을 밝히면서 “앞으로 10년 안에 삼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10년 후에는 지금과는 다른 제품들이 주류로 올라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10년 후 삼성을 이끌어갈 새로운 사업과 제품 개발을 위한 이 회장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07년 10월 △바이오·헬스 △프린터 △시스템LSI 반도체 △와이브로 △태양전지 △로봇사업 등을 6대 신성장 사업으로 확정했다. 2년 5개월이 지난 지금 레이저프린터와 시스템LSI 등 일부 부문은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간이 짧은 탓도 있지만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큰 원인 가운데 하나다. 특히 신성장 사업 6개월 만에 이 회장이 퇴진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왔던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서 빠른 의사결정이 어려워졌다. 여기에 2008년 하반기에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삼성은 단기적 사안에 개별적으로 대처하는 시나리오 경영 모드에 들어갔다.
 
과거 그룹 비전을 바탕으로 굵직한 사업에 도전하고 성공신화를 써왔던 삼성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물론 이 회장이 퇴진한 동안 삼성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 내부는 물론 경제계와 증권가에서는 수년 전 이 회장 재임 당시 닦아놓은 선행투자와 빠른 사업진행의 효과라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이 회장의 복귀 직전부터 삼성은 미래 경영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왔다. 이 회장 사면 이후에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지난 1월 11일 삼성은 △바이오헬스케어 △태양·연료전지 △발광다이오드(LED) △데이터프로세싱 △콜센터 등 5개 사업장을 세종시 내 165만㎡ 부지에 입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인원도 1만5800명에 달한다.
 
삼성 사업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수원사업장이다. 이곳의 규모는 부지 172만㎡로 고용인원은 3만명이다. 신사업을 전담하는 세종시 삼성 사업장은 수원에 버금가는 규모다. 여기에 대구에 조성될 것으로 보이는 바이오시밀러 단지까지 더하면 삼성의 신사업 규모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비서실(전략기획실) 출신인 김순택 부회장도 지난해 12월 말 정기 인사에서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을 맡았다. 장수 CEO로 잘 알려진 김 부회장은 이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다. 특히 신사업추진단은 지난해 기존 팀 단위에서 단으로 승격했다. 수장의 직책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높아졌다.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와 태양전지 사업 역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시스템LSI 반도체도 5대 일류화 제품 가운데 상당수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5대에서 7대 일류화 제품으로 그 범위를 넓혔다.
 
삼성은 사면을 전후해 이 회장의 복귀 여부와 시기를 저울질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이 공직적인 복귀 요청 건의를 한것도 한달 전인 지난달 24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신사업 투자에는 이 회장의 의중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과 더불어 전자업계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강화 움직임도 이 회장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휴대폰은 최근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전용 단말기도 준비중이다. 아울러 자체 운영체계인 ‘바다’를 선보였다. 휴대폰과 TV 용 콘텐츠 강화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장터 확장에도 적극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들의 협의회만으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를 담보할 수 없다”며 “이 회장이 복귀함으로써 그룹 경영의 구심점이 생겨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삼성의 행보는 더욱 빠르고 역동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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