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증시 퇴출바람...소액주주 법정공방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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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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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 강화로 코스닥시장의 대규모 물갈이가 예상되는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퇴출위기에 놓인 코스닥상장사는 최대 28개사에 달하며 일반투자자들의 피해액은 최고 3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 규모가 만만치 않은 만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법적 공방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 코스닥시장 퇴출 바람은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된 영향이 크다. 최근 회계법인의 자체적인 회계잣대가 깐깐해진 이유도 있다. 얼마전 외부감사 관계법규 위반 등으로 회계법인들이 징계 처분을 받는 등 감독기관으로부터 한바탕 곤혹을 치뤘기 때문.

지난 24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네오세미테크는 이례적으로 감사 결과에 대해 반박하기도 했다. 네오세미테크는 회계관점상 차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감사의견 '거절'의 경우 이의신청을 제출해도 감사의견이 번복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에 네오세미테크 주주들은 지난 25일 한 포털사이트에 '네오세미테크 주주 대책모임'이란 이름의 가페를 개설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네오세미테크에 투자했다고 밝힌 카페 회원 A씨는 "코스닥 소형 테마주에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본 경험이 있어 회사 성장성과 전망을 보고 투자했는데 뭐가 잘못됐는지 모르겠다"며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일이면 동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아구스도 주주 등이 포함된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한 포털에 '아구스 주주대책회의모임' 카페도 개설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위임장이나 법적대응 비용 등을 모으고 있다. 현재 회계법인 재감사가 진행중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변호사 선임 등 단계를 밟을 계획이라고 카페 운영자는 밝혔다.

아구스 주주들은 감사의견거절에 대해 '날벼락' 같은 상황이라는 분위기다. 아구스는 지난해 적자 전환했지만 자본잠식이 없었고 매출도 300억원대를 기록했기 때문.

코스닥상장사의 퇴출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코스닥시장 건전성 제고를 위해 감시망을 촘촘히 하고 있는 데다 내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감독 당국의 감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

거래소는 작년 2월 코스닥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시행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모두 27개사를 증시에서 퇴출했다.

이들 상장사 중에는 2008년 4월초 자본잠식으로 퇴출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자본잠식을 해결했던 신지소프트, 베스트플로우, 모빌탑, 팬텀엔터테인먼트 등 4개사도 포함돼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사가 자본 확충을 위한 증자에 성공해도 상장폐지 요건으로 분류되면 퇴출대상에 오를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며 "형식적인 퇴출 기준과 함께 질적인 측면도 고려 대상으로 삼는 등 관련 잣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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