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류) 애널리스트 공시제도,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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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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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공시제도'가 쓴소리를 주저했던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를 바꿀 수 있을까. 정작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 제도가 리서치센터를 쇄신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다.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7월부터 '애널리스트 공시제도'를 시행한다. 제도가 시행되면 증권사별 소속 애널리스트들의 신상 뿐 아니라 해당 애널리스트가 최근 1년간 작성한 보고서와 매도ㆍ매수추천 관련 정보가 공개된다.

5일 증권업계와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증권사 35곳에서 발표한 기업분석 리포트는 하루평균 92.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4% 증가했다. 그러나 이 중 '매도'에 해당하는 보고서는 고작 13개,0.23%에 불과하다.

통상 증권사 기업분석 리포트는 △강력매수 △매수 △유지 △매도 △강력매도 5단계의 투자 의견으로 나뉘지만 사실상 '강력매도'는 있으나 마나 한 실정이다. 2008년 이후 강력매도 의견은 단 1건도 없었기 때문.

매도 의견 역시 여전히 전체의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2008년 매도 보고서는 14개로 전체의 0.07%에 불과했다. 작년 매도 의견이 3배 가까이 늘어 모두 53개의 매도 보고서가 나왔지만 비중은 여전히 전체의 0.23%에 그쳤다.

애널 스스로도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법인고객인 기관 투자자 눈치를 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입을 닫아야 한다는 것. 이 탓에 올 들어선 실력있는 애널리스트들이 기관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당장 15년 간 증권사에서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투자전략 전문가로 활동해 온 한 애널리스트가 산은자산운용에 신설될 리서치센터로 이달 13일 자리를 옮긴다.

앞서 지난 1월엔 증권업계 대표 비관론자로 분류된 한 리서치센터장이 우리자산운용으로 이직했다. 그는 지난 2006년부터 3년 연속 홍콩의 경제지 '아시아머니'가 선정하는 한국내 최우수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업계 차원의 리서치센터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흘러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는 7월 시행되는 애널리스트 공시제도도 같은 맥락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각 애널리스트들이 그간 발표한 보고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발표한다면 투자자 스스로 보고서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번 제도의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제도가 리서치센터 쇄신의 계기로 작용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애널리스트 개개인의 정보가 공개되면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그렇다고 그간 매수 보고서로 일관해 온 리서치센터가 한 순간에 바뀌긴 어렵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역시 제도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부담스러운 매도 보고서를 굳이 내려고 하기보단 피하려는 경향이 증가하거나 장기적 측면의 보고서들이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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