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
과거에 닭들이 알을 더 많이 낳게 하기 위해서 가짜 알을 둥지에 넣어 둔 데서 유래했다. 보금자리(Nest)에 알(egg)를 넣어 모아둔 비축금이라는 의미다.
부부 간에는 비상금이 없을까? 대부분 손사레를 치지만 실제로 기혼 직장인 5명 중 4명은 배우자가 모르는 비상금을 갖고 있으며, 주로 부모님 용돈이나 경조사비로 사용한다는 설문 결과가 있다.
한 취업 관련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해보니 직장인 875명 중 94.4%가 '비상금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76.0%는 '배우자가 모르는 비상금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비상금 규모는 '50만원 미만'이 29.5%로 가장 많았고,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 23.2%, '500만원 이상'은 21.0%를 차지했다.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은 10.5%,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은 8.4% 수준이었다.
비상금의 주요 사용처로는 30.5%가 '부모님 용돈이나 경조사비'라고 답했다. 이어 '술값 등 유흥이나 여가 즐기기' 24.2%, '펀드나 주식 등 재테크' 16.8%, '전문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 8.4%, '골프나 낚시 등 취미생활' 7.5% 등의 순이었다.
비상금을 숨기는 안전한 장소로는 '비밀 통장'이 73.7%로 압도적이었다. '차 안'과 '두꺼운 책 사이'는 각각 5.3%로 나타났다.
얼마 전 모 은행의 TV광고에 출연하는 개그맨이 집안 여기저기에 비상금을 아내 몰래 숨기다가 들켜서 당황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필자와 상담한 한 새댁은 1억원이 넘는 금액을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었는데 결혼 후 5년이 되도록 아직 남편에게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에 내집 마련을 위해서 절반 정도는 공개를 해야겠다며 자문을 구한 적이 있다.
일단 나머지 금액은 계속 비상금으로 유지하라고 조언한 기억이 난다. 비상금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투자나 재테크에 있어 전략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히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1700포인트대에 안착하고 있는 느낌이다. 물론 천안함 사태나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의 국가부채 리스크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중국 경제가 원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도 충분히 주가 추가 상승이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를 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자산종합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안전한 정기예금 등에 비상금을 예치하는 것도 좋지만 금액이 많지 않다면 주식 투자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한 시기라고 판단된다.
아이들 교육자금이나 결혼준비자금, 부부의 노후준비자금 등 명확한 목표가 있는 자금보다는 비상금이나 성과급으로 받은 보너스 등 예기치 않은 자금 중 일부를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그런 자금들은 장기간 묻어둔다는 개념의 가치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금액이 조금 크다 싶으면 일시납 연금보험 가입이나 채권 및 원자재 관련 투자도 고려할 수 있다.
"Save for a rainy day.." 라는 표현처럼 정말 비오는 날을 위해, 미래 혹은 만약을 대비해 돈을 모으고 있다면 비상금을 두꺼운 책 속이나 벽시계, 예금통장 등에 넣어두는 것보다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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