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경영 포커스] 롤스로이스 회장, "中시장 '만만디'도 세일즈포인트로 삼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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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4-2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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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부의 상징 '롤스로이스'…"없어서 못 팔아" "자동차도 위계 뚜렷…'기다림'도 부의 상징"

   
 
이안 로버트슨 롤스로이스 회장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국민성도 세일즈포인트(sales point)다. '만만디(무사태평)' 정신도 활용하라."

'중국시장 공략'이 글로벌 기업들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중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이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중국은 노쇠한 미국ㆍ유럽시장과 달리 성장 잠재력도 상당하다. 업계에서는 중국 자동차시장 규모가 올해 10~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적어도 1500만대는 팔린다는 얘기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1040만대가 팔렸다.

문제는 중국시장을 어떻게 공략하느냐다. 독일 자동차 메이커 BMW의 고급차 브랜드 롤스로이스의 이안 로버트슨 회장은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시장 공략 비결을 귀띔했다.

중국에서 롤스로이스는 성공과 부의 상징으로 통한다. 중국은 지난해 롤스로이스 전체 매출의 10%를 책임지는 아시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지난 2월 중국 판매대수는 1년 전에 비해 96% 급증했다. 로버트슨 회장은 "판매고를 더 늘릴 수 있었지만 차가 없어서 못 팔았다"며 아쉬워 했다. 롤스로이스는 '손수 만들어야 하는 최고의 자동차'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롤스로이스는 중국인들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세일즈포인트로 활용했다. 로버트슨 회장은 "미국인들은 차량을 인도하는 데 3~6개월 걸리는 롤스로이스를 반기지 않지만 중국인들은 오히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기다림' 자체가 부의 상징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부자들은 자신의 차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자랑삼는다"고 말했다.

   
 
롤스로이스 팬텀 세단

중국에서 BWM의 마케팅도 함께 책임지고 있는 로버트슨 회장은 중국이 미국이나 유럽과는 전혀 다른 시장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서는 자동차 품격의 위계와 상징성이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BWM의 '5시리즈'는 기업의 중견 간부가, '7시리즈'는 최고경영자(CEO)가 주로 애용하고 있다.

로버트슨 회장은 이런 위계질서는 결코 뒤집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급차의 상징성 탓에 5·7시리즈를 탈 수 있는 '멤버십'을 거머쥐려는 잠재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BMW 역시 중국인들의 특성을 제품에 반영하는 등 차별화전략을 추구했다. 2007년 중국에서만 바퀴간격을 늘린 5시리즈를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뒷좌석을 좀 더 넓고 편안하게 꾸민 것이다. 로버트슨 회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직접 운전하려는 고객이 늘고 있지만 여유있는 중국인들은 여전히 운전기사를 두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은 로버트슨 회장에게도 부담이다. 그는 "미국은 2년 후 규제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있는 시장이지만 중국에서는 갑작스런 변화가 적지 않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나온 '트럭법'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중국 정부는 새 법에서 길이가 5.9m 이상의 차량을 트럭으로 규정했다. 트럭으로 규정된 차량은 야간에 시내주행을 할 수 없다. 로버트슨 회장은 "3개월에 걸쳐 대표 세단 모델인 '팬텀'의 길이를 줄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로버트슨 회장은 "중국인들은 소비 패턴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로 경제가 휘청여도 정부가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번 고객은 영원한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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